▲"기쁨보다 책임감"전국 언론노조 YTN지부의 12대 위원장에 박진수 기자가 선출됐다. 그는 “기쁘기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대희
1996년 1월 YTN 보도국 영상 취재부로 입사한 박 신임 위원장은 경찰, 법조, 청와대, 세종 정부 청사 등을 두루 출입했고 YTN 노조 쟁의부장과 수석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영상취재2부 및 영상 아카이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서 당선 소감과 각오 등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나보았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비난했던 사람들처럼은 행동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 있어"- YTN 12대 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되셨는데 먼저 소감 부탁드립니다."기쁘기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YTN이 가진, 언론 노동사의 유례없는 투쟁 기록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하고, 조합원들이 느끼는 허탈감을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사실 걱정도 많이 됩니다."
- 어떤 책임감을 가장 무겁게 느끼세요?"아시다시피 해직자가 세 분이나 남아 있고, 회사 내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소외되면서 YTN이 가진 공정성, 감시 비판 기능이 사라졌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자기검열이나 패배주의가 조직 내 현업 기자들 사이에 만연된 게 사실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앞으로 해직자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 총 유권자 359명 가운데 330명이 투표에 참여해 96.36%의 찬성표를 받으셨어요. 물론 단독 출마여서 높기도 하겠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과분하게도 역대 최고 수준 득표율인데, 조합원들, 저희 사원들의 절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장이 오셔서 소통이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경영의 독단성, 간부들의 무능력에 대해 노조가 실질적으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조합원들의 뜻인 것 같아요.
사실 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생각이 어떤지 겸허하게 평가받고 싶었는데 이 정도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 못했죠. 풀지 못한 숙제에 대한 기대로 조합원들이 많은 관심 표명을 표로 보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최다 득표율이라서 부담도 있을 것 같아요."최소한 저희가 비난했던 사람들처럼은 행동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은 있어요. 최고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노동조합이 사측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회사가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고, 해직자가 돌아올 수도 있고 못 돌아올 수 있는 기점에 선 부분이기 때문에 부담감은 크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죠."
- 어떻게 위원장에 나서게 됐어요?"1차 후보 등록 때 위원장 입후보자가 없었잖아요. 지금 언론 환경이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이후 방송 노동환경은 굉장히 악화하였고, 노동조합도 파괴하는 식으로 가다 보니까 위원장을 하려는 분위기는 아니죠. 하지만 저는 YTN을 제 존재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차 때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후로는, 방법이 없다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위원장이면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해고도 각오해야 할 텐데."정직 같은 걸 많이 당해봐서 겁은 나지 않아요(웃음). 사실 노동조합에 경영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힘은 없잖아요. 합법적인 방법 안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해야죠. 할 일이라면 뭐든지 할 것이고, 상식을 얘기할 겁니다."
- "YTN을 이용해 권력이나 사익을 취한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피해자이다. 이들을 다독이고 토닥이며 상생의 길을 찾고 YTN의 동력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하셨다던데 이를 위해 생각하신 복안이 있으신가요?"YTN이 이전까지는 소통이 활발한 곳이었어요. 하지만 2008년부터 8년 동안 방송 장악 사태를 겪어오면서 그게 단절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려면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가 고민을 안 할 수 없는데, 그건 YTN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정권에 '부역'했던 소수 몇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파업에 참여했든 안 했든 피해자이고, 그 중 최대 피해자는 YTN입니다.
결국, 동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저희 마음속에 있는 거죠. 다들 한발씩 나서면 소통이 될 것이고, 소통되면 방법을 찾을 것이고, 방법을 찾게 되면 회사의 경쟁력은 올릴 수 있어요. 이를 위해 노동조합이 일부분이라도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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