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직원 딴짓 못하게 파견법 필요하다는 동아

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6.8)

등록 2016.06.08 17:50수정 2016.06.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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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6/8)
· 동아일보 <"플랜트 건조 현장선 '이러다 망한다'는 얘기 예전에 돌아">(6/8, 8면, 강유현 기자, http://me2.do/GIcHIoIo)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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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29년 재직 후 지난해 10월에 퇴직한 김진현 전 삼성중공업 지역장과 42년을 재직하다 올해 4월에 퇴직한 노동열 전 현대중공업 상무보의 발언을 빌려 <은퇴한 베테랑들이 말하는 조선업 현장 위기 원인과 해법>을 제시했다.

노 전 상무보와 김 전 지역장이 전하는 위기의 원인과 해법은 이렇다.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핵심 기술자들을 양성"했어야 하고 "경영진은 근로자와 소통하고 노조는 회사를 믿었어"야 했다. "경영진도 연봉 일부를 반납하고 복지 혜택도 스스로 줄이는 등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하며 "설비와 인력 슬림화는 불가피"하고, "근로자들의 주인의식"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 보도의 문제는 이런 조언 끝에 등장한다. "기강을 다잡기 위해 제조업에 파견 근로를 금지하는 현행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청회사가 도급업체에 직접 작업 지시를 내릴 수 없다 보니 전체 근로자의 90%에 달하는 협력사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딴짓을 하더라도 제재하거나 업무를 독촉할 방법이 없다"는 노 전 상무보의 주장도 전했다. 동아일보는 이런 방식으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동자들이 파견법을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부각했다.

동아일보가 은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빌려서까지 통과를 주창하는 파견법 개정안은 55살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는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및 선원, 간호조무사 등 절대금지 업무 10개를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에 파견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파견·사용 사업장 75% 이상이 파견법 위반 사업장이라고 볼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파견 업종 등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무법지대를 더욱 확장시켜 노동시장 양극화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주장일 뿐이다. 중소기업들의 인력난 해결이나 중장년층의 일자리 증가 효과 역시 정부의 선전과는 달리 근거 하나 없는 신기루에 가까운 장밋빛 전망일 뿐이다. 동아일보는 이런 파견법을 그저 '근무시간에 딴짓 하는 것을 막거나 업무를 독촉하기 위해' 통과되어야 할, 현장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법 인양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6/8)
· 동아일보 <신문과 놀자! 송박사의 술~술 경제/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 하는 법>(6/8, 24면,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http://me2.do/5kIDPGrJ)


동아일보에는 초중고생을 위한 교육 지면인 <신문과 놀자>가 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이 지면에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 하는 법'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송 본부장이 하고자 하는 말은 글 말미에 선명하게 드러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갑을관계로 간주해서 대기업을 규제하려는 정책은 누구에게도 이익을 가져다주기 어렵"고 "오히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어 송 본부장은 "경쟁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해서 경쟁을 촉진시키는 정책이야말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가장 훌륭한 처방"이라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제시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설정할 경우 "중소기업은 경쟁력을 높일 유인이 사라져 대부분 성장하지 못하고 심지어 도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경쟁력을 높이기도 전에 재벌들의 문어발 사업 확장과 점포 압박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사례가 더 많지 않던가?


이 칼럼은 '경제민주화'가 아닌 '경제자유화'야말로 애국이라는 전날 조선일보에 실린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의 <정치인이 호국하는 길>(6/6, 26면, http://me2.do/xbhWB4sW) 보도와 완전히 같은 내용이다. 그저 현 원장은 정치인을 상대로, 송 본부장은 어린이를 상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6/8)
‧ 한겨레 성수역 사고 보도 | <단독/수사도 않고 덮은 '성수역 사고'… 구의역 비극 예고편>(6/8, 1면, 이재욱·방준호 기자, http://me2.do/5lUX6Y9t), <'시키지 않은 일 하다 사고' 3년전 그때도 그의 잘못이라 했다>(6/8, 9면, 방준호·이재욱 기자, http://me2.do/Giul0xDE)

2013년,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가 사망했다. 그 사건을 지휘하던 "서울동부지검은 사고 두달 뒤인 2013년 3월 서울 성동경찰서에 '내사를 종결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원청·용역 업체인 서울메트로와 은성피에스디(PSD) 쪽의 과실 여부는 정식 수사 대상에도 올리지도 않았"다. 그의 동료들은 "기술자임에도 현장 출동인력 부서인 강북지사에 소속됐던 심씨가 회사 지시를 받고 성수역에 수리를 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은 "은성피에스디 쪽이 심씨에게 원래 업무 외 일인 장애 수리 등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정식 수사도 하지 않았"다. 그의 죽음은 그의 잘못이 되어 잊혀졌다. 그 "죽음은 '변사'로 종결됐"다. 3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이에 한겨레는 단독 입수한 문건과 증언 등을 토대로 그때 그 성수역 사고가 구의역 사고의 예고편이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두 노동자의 죽음과 그 이후 펼쳐진 상황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왜 우리는 이들의 죽음을 알아야만 하는 것일까?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6/8)
‧ 경향신문 <단독/MB 동서 신기옥 아주산업 회장 검찰 300억원 횡령 의혹 수사>(6/8, 8면, 유희곤 기자, http://me2.do/GzHPdqo3)

경향신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75)의 손위 동서인 신기옥 아주산업 회장(78·사진)이 300억원대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음을 단독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히며 그는 "이구택 전 포스코그룹 회장(70)이 연루된 채권 300억원을 받아주겠다고 중견기업인을 속이고 이 돈을 가로"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신 회장이 실제 이 전 회장에게 300억원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잊지 않고 주목하는 것이다.

‧ 한국일보 <청년희망펀드 9개월... 희망이 시들었다>(6/8, 1면, 김동욱 기자, http://me2.do/xh7yPEJX), <실리콘밸리 가서 체험학습... 1회용 전시성 사업에 예산 펑펑>(6/8, 3면, 김동욱 기자, http://me2.do/GtmHYqai)

한국일보는 "국민의 자발적 기부로 조성된 청년희망펀드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란 출범 당시의 정부 설명과 달리" 초라한 실적을 내고 있음을 지적했다. "청년희망재단을 통해 실제 정규직으로 취직한 사람은 80명 안팎"에 불과하며 "일자리의 질도 높지 않아, 이들의 평균 연봉은 2,400만원으로 전체 근로소득자 평균 연봉(3,17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다. 5월 현재 청년희망펀드의 "전체 기부금액은 1,392억2,714만원"이다. 그런데 대체 그 많던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한국일보의 보도를 통해 자세히 확인해보자.

‧ 중앙일보 <"아침 굶고 저녁은 라면" 인력시장 찾는 조선소 근로자들>(6/8, 10면, 위성욱․송봉근 기자, http://me2.do/GUKjTFJ8) 

중앙일보 위성욱․송봉근 기자는 경남 거제시, 인력사무소가 즐비한 새벽 거리를 찾았다. 이곳에서 두 기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협력업체 물량팀에서 일하다 일감이 끊겨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물량팀 출신 박씨의 "어제 저녁으로 라면을 먹었고 아침은 굶고 나왔다"는 목소리와 인력 사무소 사무장의 "슬픈 현실이지만 조선소 경기가 나빠지면서 인력사무소에는 일하겠다는 사람이 넘친다"는 목소리, 법정관리중인 기업 대표의 "'직원들이 '당분간 농사일 하러 간다'며 '일이 생기면 연락을 달라'고 하는데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목이 메어 대답을 못했다"는 목소리는 한데 어우러져 구조조정의 약한 고리가 되어 버린 이들의 사정을 선명하게 전달한다.

■ 민언련 오늘의 병맛 신문 보도들(6/8)
‧ 한국일보 <아침마다 단전호흡 식사는 채식 위주로>(6/8, 6면, 강윤주 기자, http://me2.do/55VO1kIS) 한국일보는 <묻지 않는데도 대통령 건강 세세히 공개하는 청>(6/8, 6면, 최문선 기자, http://me2.do/xGaZ03Vg) 

보도를 통해 "청와대가 대통령의 건강 문제로 '여성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을 자극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이른 것은 문제"라 지적했다. 그런데 같은 지면, 옆에 바로 붙은 기사에서 한국일보는 박 대통령의 평상시 건강상태와, 이를 위한 대통령의 생활 습관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를테면 대통령의 양호한 건강상태는 "젊은 시절부터 단전호흡과 체조 등으로 체력을 단련해왔고, 술을 멀리하는 생활 습관 덕분"이며 이미 "퍼스트 레이디 시절 국선도를 배웠고, 정치권 입문 후엔 요가 등으로 심신을 수련"한 바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에는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해질 경우 편도가 자주 붓는 편이라 일부러 물과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비판을 받아야 할 정도로 나쁠 것은 없지만, '묻지 않는 데도 대통령 건강 비결 세세히 공개하는 한국일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 조선일보 <朝鮮칼럼 The Column/반기문 대통령이면 외교를 잘할까?>(6/8, 30면,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http://me2.do/5toW7znY) 

설명이 필요할까. 그냥 이어지는 본문 내용을 읽어보자. "예비 대선 후보 반기문의 등장은 기존 정치권의 구태의연함에 눌려 있던 사람들의 기대감을 부채질한다", "외교관 36년, 세계 최대 국제기구 총장 10년의 경험이 파벌 권력 정치에 매몰된 한국 리더십의 수준을 격상시키고 세련된 국가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는 바람이 반기문 돌풍의 요체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한국의 기적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낳았고, 그는 존경받는 한국인의 반열에 올랐다. 자신의 선택과 국민의 판단이 합쳐져 앞으로의 평가가 결정될 것이다. 그의 '경륜 외교'는 이제 한국형 업그레이드 버전 '전략 외교'로 손질되어야 한다"

반기문 위인전을 보는 것인지, 아니면 '팬질'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쨌거나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마음'은 잘 알겠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덧붙이는 글 민언련 활동가 배나은입니다.
#동아일보 #구조조정 #파견법 #송원근 #동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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