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비자금' 압수물 분석·관계자 줄소환... 검찰 속도전

재무담당자 등 주말 조사... '횡령·배임 수천억대' 관측도

등록 2016.06.11 17:01수정 2016.06.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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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롯데그룹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이어 본격적인 자료 분석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 소환도 병행하면서 초반부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11일 오후부터 롯데그룹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대상에는 롯데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와 계열사의 재무담당 실무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오전부터 롯데그룹 본사를 비롯해 호텔롯데와 롯데쇼핑(백화점·마트·시네마사업본부) 등 17곳을 전격 압수수색해 광범위한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물 정리 등을 포함해 이날 오전에야 마무리돼 거의 하루가 꼬박 걸렸다.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에서 나온 압수물은 1t 트럭 2대를 가득 채웠다. 통상 검찰 압수수색 때 사용하는 검찰 로고가 박힌 파란 박스 외에 택배 박스나 일반물품 보관용 박스도 대거 등장할 정도로 압수물 분량이 많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무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회장실' 종이가 붙은 파란색 검찰 박스는 검찰 관계자들이 타고온 버스에까지 실렸다.

양평동 롯데홈쇼핑과 신동빈 회장의 평창동 자택 등에서도 상당량의 자료가 확보돼 압수물은 1t 트럭 총 7∼8대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그룹 내에서 계열사 간 자산거래를 통한 배임, 비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이 일어난 정황을 포착해 대규모 압수수색으로 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롯데 측이 수사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관련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첩보가 입수돼 시간을 더 지체하기 어렵다고 보고 10일 오전 6시부터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물 분량이 많고 다양한 계열사 자료를 분석하는 관계로 조사할 내용이 많아 당장 주말부터 회사 관계자들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말에 롯데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의 핵심은 롯데가 조성한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다. 검찰은 광범위한 금융거래 계좌 추적과 압수자료 분석으로 비자금 조성 경위와 자금 이동 과정을 규명할 방침이다.

조사는 우선 자금 관리를 담당하는 재무 라인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어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드러나거나 뭉칫돈이 유·출입된 흔적이 포착된 일부 계열사 및 본부의 임원급을 포함한 책임자들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롯데 계열사 간 부당한 자금거래 규모를 최소 수백억원대로 추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전체 횡령·배임 규모가 수천억원대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검찰 안팎에선 3천억원대 안팎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 막 수사를 시작한 상태여서 비자금 조성 규모 등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현재로서는 배임·횡령 규모는 유동적인 상황이며,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사실 관계를 점차 확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song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롯데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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