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열강의 각축장이었던 때를 알려주는 거문도의 영국군 묘지입니다. 풍수에서 보면 여의주 형국이라는 안 노루섬이 인상적입니다.
임현철
올해 또 다시 '여수의 섬' 순례 중입니다. 이번에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간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탐방에 나섰습니다. 거문도 방문은 근 10년 만입니다. 확 트인 태평양을 보니 숨통이 뻥 뚫리고, 설렘이 가득합니다. 집 떠나 홀로 여행하는 건 여유롭게 숨 쉴 시간과 공간을 찾으려는 몸부림이지 싶습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거문도는 동도, 고도, 서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뤄졌습니다. 거문도는 삼도, 삼산도, 거마도 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19세기 말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영국, 러시아, 미국, 일본, 청나라 등 세계열강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이때 영국의 거문도 점령(1885년 4월~1887년 2월)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에 "항의하러 거문도에 온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걸 보고, '거문(巨文)'으로 개칭토록 권유해 거문도라 불렀다"고 합니다. 한쪽에선 거문도를 흔히 "큰 문이 되는 섬, '거문(巨門)'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거문도(巨文道)의 '글월 문(文)'보다 '문 문(門)'을 선호하는 겁니다.
이는 "고대부터 거문도가 동아시아 뱃길과 바닷물이 오가는 중심이고, 해양시대인 지금은 세계로 드나드는 큰 관문, 즉 큰 통로"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이쯤 되면 거문도 한자 표기를, 큰 문장가란 의미의 '문(文)'과 태평양 관문이란 의미의 '문(門)'을 혼용해도 될 듯합니다. 굳이 하나의 뜻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으니까.
"어족 자원 보호 위해 권역망 감척사업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