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북부 지역 화력 발전소 추가 증설 중단하라"

충남서북부 4개 지역 지자체장 공동 기자회견이 더민주당 회견으로 축소된 이유는?

등록 2016.06.16 10:58수정 2016.06.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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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태안군이원면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에서 원인 모를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충남태안군이원면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에서 원인 모를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김지돌

최근 미세먼지 논란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태안지역에서도 8호기 가동에 이어 현재 9-10호기 준공을 앞두고 화력 발전소에 의한 미세먼지 피해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의하면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해 발생되는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심각성과 함께 보령, 당진, 서천, 태안에 발전소 추가 건설로 사망자가 매년 750명에 달할 것이란 조사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불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5월 감사원은 환경부의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사업의 부실을 지적했다. 충남지역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로 인해 수도권 대기환경에 최대 28%까지 영향을 주는 사실이 누락됐다고 밝혔다.

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인 충남 서북부 4개 시·군 상공에는 오염물질이 2차 미세먼지와 결합해 추가 생성된 2차 미세먼지가 서울 등 수도권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과 NASA가 발표하여 지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시한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눈은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에 걸릴 수 있고, 코는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는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의 질환에 걸릴 수 있으며 2.5㎛ 미만 초미세먼지는 폐속 깊숙이 침투해 폐포에 흡착하여 폐포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도에서도 안희정 지사가 직접 나서서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 차원에서 도내 화력발전소 설치지역에 대한 특별대책지역 지정 등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불안과 지자체들의 반발이 구체화되자 정부는 미세먼지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난 3일 총리주재로 관계 장관회의를 통해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충남에는 전국 53기 화력발전소 중 49%에 달하는 26기가 설치되어 가동되고 있으며 향후 10기(미착공 4기, 건설 중 6기)가 추가로 설치 예정이다.

전국 석탄화력발전 전력생산량(77기 4822만kw)의 40.6%(36기 1960만kw)를 생산하다보니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29만 5천 톤 중 37.6%인 11만 1천 톤이 충남지역에서 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서부발전(주) 태안화력에서 원인 모를 연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주) 태안화력에서 원인 모를 연기가 나오고 있다김지돌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에 의하면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PM10)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국 1위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나 분진으로 인한 주민들 건강 피해는 물론 농작물 피해로 인한 민원, 발전소의 온배수 배출에 따른 어패류 폐사 민원, 송전선로에 따른 전자파, 소음문제, 지가하락 등 재산권 침해문제에 대해 고질적인 민원이 제기됨에도 전력생산이 국가기반산업이라는 대의 속에 충남 4개 지역은 그동안 묵묵히 인내해왔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라는 지적 속에 충남 지역 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그동안 수도권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의 배출기준과 지방 화력발전소의 배출기준이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민의 건강은 중요하고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의 건강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그동안 정부의 대기환경정책이 수도권 중심이며 이는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건강피해를 제물로 삼아 수도권의 발전과 수도권 주민들의 건강만을 추구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단적 증거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가정책에 묵묵히 순응하고 인내하며 희생을 감내했던 충남도내 화력발전소가 입지한 지역 주민들을 대신하여 어기구 국회의원, 김홍장 당진시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한상기 태안군수, 김동일 보령시장 노박래 서천군수 등 충남 서북부 4개지역 지자체장과 지역의 주민들을 대신하여 정부 부처에 구체적 대안을 요구했다.  
 14일 더불어 민주당 소속 김홍장 당진시장(사진 중앙)과 어기구 국회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14일 더불어 민주당 소속 김홍장 당진시장(사진 중앙)과 어기구 국회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김홍장

이날 김홍장 당진시장은 기자회견를 통해 ▲충남지역에 입지한 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허용기준을 수도권 석탄화력발전소와 동일하게 강화하라 ▲석탄화력발전소의 초과배출부과금 부과대상에 질소산화물을 추가하라 ▲석탄화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 표준세율(0.3원/kwh)을 원자력 발전 수준(1원/kwh)으로 상향조정하라.

▲ 석탄화력발전소 사전·사후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하고 환경영향평가시 해당 시군의 의견반영을 의무화하라. ▲주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석탄화력발전소 및 송전선로의 증설을 철회하라.

▲석탄화력발전소 집중지역(보령,당진,태안)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발전사 ↔지자체 간  협의를 위한 모임을 정례화라. ▲석탄화력발전소 설치 지역내 이산화탄소 저장·재활용기술 시범단지를 구축하라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충남 서북부 4개 시·군 자지단체장과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고롭게 새누리당 소속 김태흠(보령/서천) 성일종(서산/태안)이 불참을 선언했다.

또 새누리당 소속 김동일 보령시장, 노박래 서천군수가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데 이어 기자회견인 전날인 13일 저녁까지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한상기 태안군수가 뒤늦게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해 새누리당 소속은 다 빠지고 더민주당 소속 김홍장 당진시장과 어기구 국회의원만이 환경단체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말았다.

이이 대해 태안의 한 주민은 "새누리당 소속의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이 갑자기 기자회견에 불참을 한 것은 박 대통령에게 밉보일까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리 정부 여당소속 이라고 해도 지역민의 건강이 달린 중대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출하는 자리에는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로 하고 석연히 않은 핑계로 불참한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미세먼지 #석탄화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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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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