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물고기'야, 내성천을 살려주렴!

영주댐 공사로 하루하루 그 원형을 잃어가고 있는 내성천을 위한 기원

등록 2016.06.20 10:51수정 2016.06.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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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물고기라고 들어보셨나요? 구름 위를 날아다니는 물고기를 이르는 말일까요? 아니면 구름으로 만든 물고기를 말하는 걸까요?

구름물고기는 구름과 물고기 모양을 한 등이라고 할까요, 이른바 구름물고기등입니다. 이 구름물고기등이 18일 저녁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앞 내성천변에 들어섰습니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앞에 들어선 구름물고기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앞에 들어선 구름물고기정수근

구름물고기는 등의 형상과 등을 통해 새어 나오는 불빛을 통해서 꿈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꿈을 되찾기를 기원하는 설치미술입니다. 이 귀한 무대가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앞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섬마을에 들어선 이 구름물고기는 무엇을 기원하고 있는 걸까요? 무섬마을 바로 10km 앞쪽에 들어서고 있는 영주댐 때문에 하루하루 그 원형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모래강 내성천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SOS 내성천. 내성천을 살려주세요!! 구름물고기가 소망하고 있다
SOS 내성천. 내성천을 살려주세요!! 구름물고기가 소망하고 있다정수근

무섬마을 모래톱과 강물 위에 구름물고기를 설치한 설치미술가 표구철씨(46)는 구름물고기를 통해 유년을 기억을 되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17일 방영된 EBS 장수프로 <하나뿐인 지구>의 내성천편 '내성천은 자연이고 싶다'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그곳에서 본 내성천은 내 유년시절의 강이었고, 그런 강이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강이 상류에 들어서는 영주댐으로 인해 그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구름물고기를 통해 내성천을 위로하고, 내성천을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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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근

영주댐 담수 전임에도 내성천의 생태변화, 심각하다 


그렇습니다. 표 작가의 말대로 지금의 내성천도 그 원형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상류의 댐공사로 인해 더이상 하류로 모래가 공급이 되지 않자, 백사장이던 모래톱에 풀들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모래톱이 풀밭으로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또 내성천의 생태환경 변화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내성천의 깃대종인 흰수마자(멸종위기 1급 종)의 수가 점점 줄고 있다는 사실도 내성천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모래톱 백사장이 아름다워 국가명승 제19호로 지정되 선몽대 앞 모래톱에 풀들이 들어와 모래톱이 아니라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모래톱 백사장이 아름다워 국가명승 제19호로 지정되 선몽대 앞 모래톱에 풀들이 들어와 모래톱이 아니라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정수근

영주댐이 완공돼 담수를 하기 전임에도 내성천의 환경변화가 극심한데, 담수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 건지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겁니다. 풀들과 버드나무들이 모래톱을 매워 나가면서 거대한 습지의 형상을 한 강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보는 그저 그런 강의 하나로 전락해버리고 말 것입니다. '모래의 강' 내성천이 사라지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입니다. 무섬마을 구름물고기는 말합니다.

"꿈을 잃지 마십시오. 간절히 기원하면 꿈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무섬마을에 들어서고 있는 구름물고기
무섬마을에 들어서고 있는 구름물고기 정수근

구름물고기, 꿈은 꼭 이루어진다

1조1천억 원이 든 영주댐 완공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물만 채우면 댐이 완성됩니다. 그러나 이 댐은 용도가 불분명한 댐입니다. 낙동강 수질개선 편익이 90% 이상입니다. 낙동강 녹조를 영주댐의 물을 방류해 개선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낙동강 녹조는 상류의 물이 흘러내린다고 해서 개선되는 것이 아닙니다. 영주댐의 방류가 아니라, 보의 수문을 열어 낙동강 재자연화가 선행돼야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저 멀리 영주댐이 보인다. 앞쪽 물돌이마을인 금강마을은 수몰예정지라 70여 가구 살던 마을이 모두 사라졌다. 금강마을 포함 511세대가 수몰된다.
저 멀리 영주댐이 보인다. 앞쪽 물돌이마을인 금강마을은 수몰예정지라 70여 가구 살던 마을이 모두 사라졌다. 금강마을 포함 511세대가 수몰된다. 정수근

낙동강이 재자연화 되면 정말이지 쓸모없는 댐이 영주댐입니다. 이렇게 허술한 논리로 지어진 것이 마지막 4대강 공사인 영주댐 공사입니다.

그래서 구름물고기 앞에서 희망해봅니다.

1조1천억 원이 든 영주댐을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서 그 존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면, 우선 담수만은 미루자는 것입니다. 담수를 서두를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낙동강엔 보로 인해 물이 넘쳐나고, 낙동강 녹조는 영주댐 방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평소엔 물을 채우지 말고, 꼭 사용해야 한다면 홍수조절용댐으로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평소엔 물과 모래는 계속해서 하류로 방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성천의 급격한 생태적 변화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영주댐 담수 하지 말고, 내성천을 그대로 두라!!!
영주댐 담수 하지 말고, 내성천을 그대로 두라!!!정수근

그리고 더 나아가 수몰되는 평은면과 이산면은 이제 사람이 모두 떠났으니 그곳을 하천 고유의 영역으로 돌려주면 됩니다. 강과 야생동물을 위한 공간, 즉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관리하고, 거대한 사파리와 같은 내성천을 사람들은 멀찍이 떨어져 감상하는 것입니다.

무섬마을 구름물고기는 말합니다. 꿈을 잃지 말라고, 꿈은 이루어진다고, 꿈은 꾸는 자의 몫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내성천을 위한 꿈에 함께해 주십시오.

 구름물고기야, 내성천을 구해주렴
구름물고기야, 내성천을 구해주렴정수근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7년 동안 낙동강과 내성천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 구름물고기의 작가 표구철씨는 전국을 움직이며 구름물고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구름물고기를 통해 다시 꿈을 되찾길 원하는 이들은 표작가와 상의하면 됩니다. 문의 010-4165-9725.
#내성천 #무섬마을 #구름물고기 #영주댐 #4대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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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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