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20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과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심규상
- 충남지사 6년 차다. 지금까지의 도정은 어떻게 평가하나?"제가 2010년 도지사에 처음 취임했을 때 당시 많은 사람이 '토목 예산, 토목공사식 정치, 행정을 지양하자'고 했다. 토목 공사식, 과시성 정치·행정에서 벗어나는 일이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일이라 생각했다. '정치인은 다 똑같다'는 불신을 뛰어넘어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가장 큰 고민이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 지난 6년간 도정을 평가할 때 안희정은 좋은 지도자, 좋은 사람이었는지 자평하나?"훌륭하고 뛰어난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하려는 측면에서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 요즘 여성 소수자 인권, 양성평등을 강조하고 있다. 지도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민주주의자라면 어떤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주권 재민'이라는 민주주의자로서의 철학과 신념을 지니고 있다면 과거의 목민관, 즉 국민을 양 떼로 보는 시각부터 교정해야 한다. '역사의 주인이 시민'이라는 믿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틀렸다'고 보나?"지도자와 국민의 관계에서 근본적인 힘은 국민이다. 지도자는 가치와 방향을 결정해야 하고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그 시대와 역사의 수준을 정해준다. 박정희 시대를 예를 들면 가치와 방향을 조금 더 그 시대에 고민했다면 정경유착, 권언유착, 부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균형 발전 문제를 다른 형태로 봤을 거다. 당시 지도자들의 가치와 방향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얼기설기 짜놓다 보니 이 문제가 지금까지도 나오는 거다. 지휘자가 어떻게 지휘하느냐에 따라서 똑같은 관원이 연주하더라도 연주 내용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갖는 불신은, 짜고 친다는 생각에 있다"- 최근 '21세기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갑을 민주주의 청산'과 '이분법적 정의관 극복'을 강조했는데."우리 모두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보자'는 거다. 우리 역사의 주권자는 국민이다. 민주주의가 국가 공동체, 사회 공동체 운영 원리로 작동하려면 우리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사람과 우리 역사를 선과 악이 아닌 다층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선악 개념에만 머무르면 민주주의를 설계할 수 없다."
- 편 가르기만으로는 더는 발전할 수 없다, 일도양단의 관점으로 가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갖는 불신은 짜고 친다는 생각에 있다. 금수저는 금수저끼리 짜고 치고, 출세한 사람끼리 짜고 친다는 거다. 핵심은 우리가 만든 법, 규칙의 운용에 대해서 공정성을 통해서 신뢰를 높이는 게 첫 번째 임무다.
예를 들면, 충남도지사를 하면서 4대강 사업 찬반 문제, 가로림만 조력 발전소 찬반 문제, 청양 강정리 폐기물 찬반 문제, 서해 고속도로 노선 찬반 문제 등이 있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방식은 정치인이 나서서 '나를 따르라', '저건 나쁘고 이게 옳다'는 식이다. 그렇게 하면 안 풀린다. 오히려 나의 요구는 무엇인지 말하면서 나의 요구와 상대의 요구가 어떤 제도와 규칙을 가지고 승부를 내도록 만들어졌는지를 봐서 그 절차를 성실히 밟아야 한다. 더 나아가서 이걸 제도화해야 한다."
- 어떤 방식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보나?"부처별 장관님들이 하는 업무의 80~90%는 지방 공무원들이 하는 일이다. 집행은 다 지방에서 한다. 권한은 80%를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지만, 그 일이 집행되는 과정을 보면 70%는 지방에서 일어난다. 중앙정부는 복지 등 전 국민이 어느 지역에 살든지 균일한 조건을 갖춰야 하는 업무들을 차별이 없게 해주고 그러고 난 후에 국가 역할과 지방 정부 역할을 나눠야 한다."
- 국민은 새로운 리더십을 준비하는데 오히려 정치인이 지역 이기심을 이용해 국민의 마음을 흩트리는 측면이 있는 것 아닌가?"(정치인이 나서) 가덕도에 공항 앉히고, 밀양에 공항 앉히면 그 지역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나? 정치와 정부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주권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새로운 길을 가려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이 새로운 길에 대해서 도전해야 한다. 제가 도전을 한다면 바로 그 길을 향해서 도전한다는 거다."
"지금은 국민이 주인인 노릇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