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쓰레기장인가, 주택가인가. 후미진 골목이 아니라, 많은 주민들이 지나다니는 인도변이다. 보도블럭 사이사이에 보이는 흰 점들은 전부 꽁초들.
제보자 제공
마포구청과 서울시, 두 곳에 열심히 민원을 넣었다. 현재는 이전에 비해 변화가 생겼을까. 아니다. 지금도 연트럴파크 주변에 가보면, 임신부와 아이들도 많이 다니는 길에 외출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간접흡연이 사방에 널려있다. 근 몇 개월 동안 외출할 때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적은 단언컨대 '단 한 번도 없었다'.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길거리도 여전하다.
관련 기관의 반응도 변한 건 없었다. 마포구청은 지난 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모든 민원에 적극적으로 응대하고 있다, 민원 현장에 낮에 가보니 제보 사진만큼 지저분하지 않았다"라면서 "금연구역 설정과 법 제정 등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초 민원 제기 시점인 6월 초와 달라진 게 없다. 또한, 마포구청의 현장 조사는 '반쪽'짜리였다고 보인다. 연트럴파크 주변은 저녁식사 시간대와 주말에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 근무시간인 평일 낮에 현장에 들렀다는 이야기는 현장에만 갔을 뿐, 실태를 보지 못한 것과 같다.
문제는 외면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음지에서 더 커진 뒤 우리를 덮친다. 2001년 일본에서 길거리 행인의 담배꽁초가 지나가던 아이의 눈에 닿아 실명사고가 생긴 뒤 금연구역이 급격히 늘어난 것처럼, 이런 문제의 외면은 종국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큰 조직일수록, 안정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괜찮다, 가만히 있으라, 몰라도 된다'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기 쉽다. 자신의 안정적 위치가 흔들리는 것이 싫기 때문일까.
현명한 위정자일수록 변화를 반기고 소용해야 한다. 작아 보이는 문제도 크게 눈을 뜨고 쳐다봐야 한다. 변화는 대개 번거로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변화하지 않고 성장하고 나아지는 것은 없다. 어렵게, 멋져보이는 문체로 마무리하지 않고 그냥 쉽게 마무리하겠다.
"제발, 깨끗하고 담배연기 없는 서울에 살고 싶습니다. 아내와 아이들과 담배연기 안 맡고 외출하고 싶습니다. 부탁이니 제가 낸 세금으로 뭐라도 해주세요. 단, 스티커는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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