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포켓몬고
단언컨대 나는 포켓몬 세대다. 주어를 나로 한정 지었지만, 90년대 전후로 태어난 세대들에게 포켓몬은 친숙한 캐릭터를 넘어서서 한 시대의 획을 그은 놀이이자 아이콘이었다. 남자 주인공 지우의 대사를 따라 하기도 하고(ㅇㅇㅇ 너로 정했다), 포켓몬 만화 주제가를 줄곧 부르고, 포켓몬 빵을 먹고 스티커를 책받침 뒤에다 모으기도 하고(빵은 먹지 않고 스티커만 모으는 경우도 빈번했다), 피카츄 배구와 포켓몬 1세대, 2세대 게임을 즐겨 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포켓몬을 만나기를 꿈꾸었다. '산에서 들에서 때리고 뒹굴고 사막에서 정글에서 울다가 웃다가'(포켓몬 엔딩곡 중) 노래 가사처럼 포켓몬이 있는 세상을 한 번쯤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기술이 부재해 브라운관 혹은 모니터 너머로 포켓몬을 보고 즐기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오래 묵혀둔 꿈이 현실로 되었다. 지난 6일 일부 국가에서 출시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로 말이다.
포켓몬 고는 위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 게임이다. 증강현실이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로서, 1990년 비행기 조립 과정에서 가상의 이미지를 첨가하면서 도입됐다. 그리고 이후 게임산업에서도 점차 활용되며 현재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증강 현실 게임인 포켓몬 고의 구체적인 게임 방식은 이렇다. 스마트폰 지도에 나타난 현실의 장소를 찾아가면 포켓몬이 나타나고 실제로 플레이어가 현실 장소에서 나타난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일정 거리를 이동하면 보유한 알을 부화시킬 수 있고, 자신의 포켓몬으로 다른 플레이어의 포켓몬과 대결할 수도 있다.
친숙한 캐릭터인 포켓몬의 등장과 증강 현실 기술의 활용으로 포켓몬 고는 발매 직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된 일부 국가 중 하나인 미국에서는 곧장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고, 콘솔게임의 쇠락으로 위기를 맞이한 닌텐도는 주가가 폭등했다.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는 비단 '수치'로만 환산될 수 없었다. 사람들이 포켓몬을 찾으러 가는 중 같은 장소에 모이기도 하고, 특히 레어 포켓몬(등장이 잦지 않은 희귀 포켓몬)이 등장할 때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광장을 이루기도 하는 풍경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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