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지역이 경북 성주군으로 확정을 앞두고 지난 13일 오전 경북 성주 읍내에 사드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희훈
주류 언론들의 이러한 시각은 사드 배치 지역이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이전에도 나타났다. 그 당시 사드 배치 후보지로서 여러 지역들이 언급될 때마다 해당 지역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주류 언론은 이를 안보 님비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됐다.
님비 현상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지만 자기 지역에는 손해가 된다고 판단하여 반대하는 일련의 행동을 지칭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화장시설이나 쓰레기 매입장 등이 해당된다. 쓰레기 매립장이나 화장시설은 누구나 그 필요성을 인정한다. 다만 그 부담을 자기 지역이 떠안기 싫어할 뿐이다.
그런데 사드가 거기에 해당하나? 그렇지 않다. 찬성론자들은 안보와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 쪽은 오히려 이것 때문에 안보와 평화가 위협에 처한다고 판단한다. 그러므로 사드 배치에 대한 보편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사안에 대해 님비 현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애당초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이를 님비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사드 배치 반대론'에 대한 이들의 기본적 시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태도는 사드 배치 찬성론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사드 배치 찬성론'과 마찬가지로 '사드 배치 반대론'도 안보, 국익, 평화의 3대 키워드로 반대론의 근거를 제시한다. 서로 인식이 크게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를 단정적인 이분법의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다고 할 수 있는가?
이와 같은 전체적인 상황을 볼 때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나타난 국내 갈등의 주요 원인은 정치의 부재 및 실패에 있다. 이것은 단지 과학적 무지에 따른 괴담 그리고 국민 혹은 지역주민들의 님비적 속성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이는 명백히 정치의 부재 및 정치의 실패로 인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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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박사이며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사료연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대중에 대한 재평가를 목적으로 한 김대중연구서인 '성공한 대통령 김대중과 현대사'(시대의창, 2021)를 썼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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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민이 안보 님비?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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