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노조가 지난달 15일 울산 동구 전하동 현재중공업 조립공장 앞에서 퇴근 후 분사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7월19일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현대중공업노조
19일 오후 1시 40분,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멈췄다. 노조가 이날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하면서다.
현대차노조는 주간연속 2교대에 따라 아침 6시 50분부터 일을 시작한 1조가 퇴근 시간을 2시간 남겨 두고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오후 3시 30분 출근하는 2조도 저녁 10시 30분이면 일손을 놓고 2시간 부분파업으로 퇴근한다.
현대중공업노조도 19일 생산간접부서 조합원들이 오후 2시부터 일손을 놓고 퇴근했다. 3시간 부분파업이다. 간접부서는 현재 회사 측이 분사(아웃소싱)를 추진중이다. 이처럼 울산에서 양대노조의 파업이 시작되면서 지역사회가 어수선한 모습이다.
울산 양대노조 19일 부분파업 시작, 20일부터 파업 강도 점차 높여이날 첫 부분파업이 시작됐지만 20일부터는 파업 강도가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노조는 20일 1조가 오전 11시 30분 일손을 놓고 4시간 부분파업을, 현대중공업노조는 낮 12시 전 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파업 강도를 높인다. 특히 이들 양대노조는 20일 울산 중심지인 태화강 둔치에서 울산노동자 총파업대회를 연 후 거리행진을 벌인다.
민주노총 측은 20일 거리행진에 1만여 명의 노동자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규모는 지난 2008년 노동계가 시민사회 등과 함께 '이명박 정권 심판'을 외치며 5000여 명이 거리행진을 한 이후 최대 규모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총파업에 대해 "조선산업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 쉬운 해고와 임금피크제, 성과퇴출제, 하향 평준화 임금 체계 개편의 노동개악 중단, 재벌 개혁 및 재벌 책임 전면화 등을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울산노동자 총파업대회에는 조선산업 구조조정의 심각성과 의제를 감안해 민주노총 중앙에서도 집결하게 된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20일 오후, 역사의 주인인 1만여 명의 울산지역 노동자 대오가 공장 안을 박차고 태화강 둔치에 집결한다"면서 "1993년 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합(현총련) 공동투쟁 이후 23년만의 울산지역 공동총파업이 진행되는 역사적인 자리로 매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건설플랜트노조와 윤종오 울산 북구 노동자 국회의원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자행되는 공안탄압을 막아내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노동자들은 20일 오후 2시 태화강 둔치에 집결해 1시간 가량 총파업대회를 연 후 오후 3시부터 울산시청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구조조정 중단 등을 외칠 예정이다.
한편 울산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보수단체 등으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행울협)는 19일 오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노조가 파업을 멈추고 위기 극복에 전심전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안됩니다. 잘못된 길입니다. 간절히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에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울산의 자부심이요, 우리나라 근대화의 견인차 구실을 하며 5천년 민족의 가난을 벗어나게 하는 주역이었다"며 "그러나 경쟁력을 위협받으면서 수조 원의 적자로 휘청대는 현재의 모습은 암담하다. 더는 우리나라와 울산을 지탱하는 기둥이라는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현장에 더는 투쟁, 파업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대화와 상생이라는 말이 들리게 해달라"면서 "구조조정의 아픔이 없도록 일자리 창출에 노사가 합심해달라.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사의 현명한 선택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