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성주에서 퍼져나가는 평화의 나비효과

성주와 대구에서 함께 열린 사드 반대 촛불 "평화의 파란나비 리본 전국에서 달아 달라"

등록 2016.07.23 11:12수정 2016.07.2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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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린 사드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큰 그림과 함께 촛불로 하트모양을 그려놓았다.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린 사드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큰 그림과 함께 촛불로 하트모양을 그려놓았다.조정훈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이 22일 오후에도 성주군청 앞마당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주민들은 성주만이 아닌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를 배치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이 22일 오후에도 성주군청 앞마당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주민들은 성주만이 아닌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를 배치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조정훈

경북 성주군 주민들의 가슴에 달렸던 파란 나비리본이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사드를 반대하며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만들었던 파란리본이 이른바 '나비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평화의 파란리본은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배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성주 주민들의 염원에서 시작했다. 성주문학회 어머니들의 제안으로 만들게 된 파란 나비리본은 작은 날갯짓을 시작으로 성주의 평화를 넘어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의 평화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파란 리본은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렸던 '평화를 위한 사드배치 철회 성주군민 결의대회'에서 주민들이 처음 착용하고 당시 서울시민들에게도 나눠주었다. 이후 22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 평화대회'에 성주군민들이 참석해 대구시민들과 함께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주민들은 오전부터 나와 나비리본과 사드반대 티셔츠를 만들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온 이들은 흰 티셔츠에 지구의 모양을 한 둥근 원 안에 사드 반대를 쓰고 한반도 그림과 미사일 그림을 그려 넣었다.

김항곤 성주군수 "현 정부에 힘 실어줬는데 왜 배신하느냐"

 22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 모인 주민들이 파란 나비를 만들고 있다. 파란 나비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군민들의 마음으로 21일부터 가슴에 달기 시작했다.
22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 모인 주민들이 파란 나비를 만들고 있다. 파란 나비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군민들의 마음으로 21일부터 가슴에 달기 시작했다.조정훈

 엄마들이 22일 성주군청 앞에서 흰색 티셔츠에 사드 반대 그림을 그리자 어린 학생도 따라나와 함께 그린 티셔츠를 들어보이고 있다.
엄마들이 22일 성주군청 앞에서 흰색 티셔츠에 사드 반대 그림을 그리자 어린 학생도 따라나와 함께 그린 티셔츠를 들어보이고 있다.조정훈

나비리본을 만든 주민들은 "작은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듯이 우리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나비리본을 많이 만들어 전국으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티셔츠에 그림을 직접 그리는 이유에 대해 "그림을 인쇄할 수도 있지만 우리 주민들의 사드 반대와 평화를 바라는 정성과 염원을 담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내일 성주지역 4개 지역 성당이 합동 미사를 할 때 성가대 단원들이 이 옷을 입는다"고 말했다.


22일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린 제10차 사드반대 촛불집회에서 백철현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파란 평화의리본을 성주군민 모두가 착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원하는 다른 지역에도 보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비리본을 단 1500여 명의 성주 주민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또 지역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일부 언론들을 향해 "거짓말하는 언론은 공정보도로 국민에게 보답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전날 삭발을 하고 청와대에 항의방문했던 김항곤 군수는 "<오마이뉴스>와 <팩트TV>가 매일 성주군민들의 목소리를 생중계해줘 고맙다"며 "나중에 밥이라도 한 그릇 사겠다"고 말해 주민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김 군수는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며 "대통령을 만나면 군민들의 의견을 똑바로 전하고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성주에서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을 86% 찍은 것은 맹종에 가깝다"며 "이렇게 현 정부에 힘을 실어줬는데 왜 배신하느냐"고 비판했다.

김 군수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성주에 내려와 군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했다"며 "오는 26일 오기로 연락이 왔다. 내려오면 성산포대에 데리고 가서 왜 사드가 배치되면 안 되는지를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성주 주민들 '백악관 청원운동' 참여 호소

 22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반대 촛불집회에는 가야금 싱어송라이터인 정민아씨가 나와 주민들의 흥을 돋구기도 했다.
22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반대 촛불집회에는 가야금 싱어송라이터인 정민아씨가 나와 주민들의 흥을 돋구기도 했다.조정훈

 22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배치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에서 음악 자원봉사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22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배치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에서 음악 자원봉사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조정훈

주민들은 이날부터 SNS를 통해 나누던 대화내용을 촛불집회에서도 나누기 시작했다. 카카오톡 단체체팅방에 1318명밖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1318+ 자유게시판'을 만들에 주민들의 의견을 모았다.

백악관 청원운동에 젊은이들이 노트북을 들고 나와 서명을 받기도 했다. 미주 한인들이 주축이 된 '미주희망연대'가 지난 15일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청원사이트인 '위더피플(We the People)'에 개설한 '한국에 사드 시스템 배치 철회' 페이지에 주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서명에 나섰다.

한편 대구에서 열린 사드 반대 집회에도 주민들이 직접 참석해 대구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사드가 배치되면 농사짓는 농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벌과 식물들이 죽는다. 이 정부만 그런 사실을 모른다"며 눈물을 흘렸다.

성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백악관 청원을 해 달라고 호소하며 휴대전화를 꺼내어 직접 시연을 해보이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도 휴대전화를 통해 백악관 서명에 동참했다.
#성주 사드 배치 #촛불집회 #파란 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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