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지난 6월 22일 인천신항에 첫 입항한 16만 8000톤급 초대형 호화 크루즈 오베이션오브더시즈(Ovation of the Seas)호. 인천항에 들어오는 크루즈는 새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 전이라 신항 컨테이너부두로 입항하고 있다.
시사인천 자료사진
크루즈관광 사업은 항만 산업과 관광 산업을 동시에 견인하는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중해와 카리브해, 북유럽 등에 한정됐던 크루즈관광은 중국의 경제 성장에 힘입어 동북아시아에 신흥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외국인 크루즈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크루즈관광객이 89만 명을 돌파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크루즈선박 입항 횟수도 지난해 상반기 195회보다 111회 늘어난 306회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크루즈선박이 총 841회 입항하고, 크루즈 관광객은 19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크루즈관광객은 2010년 15만 4000여 명에서 2014년 95만 4000여 명으로 증가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만 89만 명을 돌파했다. 크루즈선박 입항 횟수 또한 2010년 147항차에서 2014년 462항차로 늘더니, 올해 상반기에만 306항차로 급성장했다.
크루즈관광객은 주로 인천항과 제주항, 부산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인천과 제주에 입항하는 크루즈관광객은 중국인이 주를 이루고, 부산은 일본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한중일의 중간이라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 덕에 중국을 모항으로 일본을 오가는 크루즈가 중간에 제주에 기항하는 효과를 보며 동북아시아 크루즈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2014년 기준 크루즈관광객 95만여 명 중 제주가 59만여 명(242항차)으로 제일 많았고, 부산이 23만6900여 명(110항차), 인천이 18만4700여 명(92항차)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전체 크루즈관광객 중 87.4%를 중국인이 차지했다.
우리나라 크루즈관광객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법무부가 2012년 5월부터 관광상륙허가제를 시행한 데 기인한다. 법무부는 크루즈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관광상륙허가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제적으로 순회하며 운항하는 크루즈선박에 탄 외국인 관광객에 대해, 운수업자가 입국을 신청할 경우 3일 이내에 개별 심사 없이 입국을 허가하는 제도다.
2013년에 입국한 중국인 크루즈관광객 중 이 제도를 활용한 중국인은 무려 85%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인 크루즈관광객 중 무단이탈자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크루즈선박 입항 후 터미널에서 관광객을 직접 심사하는 '대면심사제도'로 전환했다.
중국인 크루즈관광객 '입국 편한' 일본으로 선회한국이 입국절차를 강화하자, 중국 크루즈는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기항을 기피했지만 시간이 흐른 데다 일본 정부가 크루즈관광객 유치를 위해 입국절차를 간소화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5년 1월부터 법무부 장관(=법무성 대신)이 정하는 선박을 이용해 입항하는 크루즈승객에게 비자를 면제해주는 '선박관광상륙허가제'를 시행했다.
반면, 중국인 크루즈관광객이 한국에 입국하려면 입항 전 최소 3~5일 전에 중국 쪽 차터( charter: 전세 내다) 여행사들이 모집한 승객명단을 확정하고, 입국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한 뒤 최종적으로 우리 법무부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한다.
즉, 크루즈선사나 여행사 입장에선 한국에 가려면 최소 사흘 전에 준비를 마쳐야하지만, 일본에 갈 때는 출발하는 날까지 여객을 모집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입국절차도 간소하기에 일본을 선호하는 것이다.
실제로 코스타크루즈는 올해 6월까지 인천항에 입항하기로 했던 기항 일정 중 26건을 취소했다. 기항지를 일본 후쿠오카로 대신했다. 코스타크루즈만 기항을 취소한 게 아니라, 인천항에 예정된 기항이 크게 줄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당초 올해 인천항에 입항이 계획된 크루즈는 131항차였으나, 7월 현재 76항차로 줄었다고 밝혔다. 55항차가 줄어든 것이다.
크루즈 1번지 제주, '짧은 체류시간' 과제우리나라에서 외국인 크루즈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은 제주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외국인 크루즈관광객 입국 통계를 보면, 지난해 크루즈로 제주에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은 82만 4173명으로 전년보다 약 20.5% 늘었다. 전체 105만 명 중 약 78%가 제주에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크루즈관광객은 전체 89만9539명(선원 포함, 중복 기항 제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늘었다. 그리고 이중 제주 관광객은 65만2958명으로 전체 방문객의 72.5%를 차지했다.
제주는 무비자 입국(72시간)이 가능한 데다, 중국과 일본의 중간지점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크게 작용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 맞춰 413억원을 투자해 대지 6만 727㎡에 연면적 9885㎡(2층)의 크루즈터미널을 지난해 준공했다. 그리고 추가로 서귀포항에 15만톤급 선박이 접안(선석 2개) 가능한 크루즈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하지만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비자 입국이라도 보안검색대와 인력이 부족해 입국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외국인 관광객의 불만을 낳았다. 무비자 입국인데도 약 1시간 40분이 걸렸다.
이에 원희룡 제주지사는 법무부에 입국시간을 단축하는 데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 뒤 올해 4월 X-RAY 보안검색대가 4대에서 6대로 늘었고, 보안검색 인력이 기존 18명에서 30명으로 증원됐다. 이에 따라 출국시간(3000명 기준)이 1시간 40분에서 1시간 10분대로 단축됐다. 보안검색대 6대도 모자라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는 게 제주의 입장이다.
국내 크루즈관광 1번지인 제주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데다 지리적 이점도 있어, 인천이나 부산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제주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제주 또한 평균 체류시간이 짧은 게 과제로 꼽힌다. 아무리 빼어난 관광자원을 품고 있다고 해도, 크루즈관광객의 평균 체류시간이 5.94시간에 불과하다보니 쇼핑관광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짧은 체류시간의 쇼핑관광만으로는 관광객의 입소문 확산과 재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제주여행업계는 크루즈 부두의 확대, 외국인 관광객의 교통편의 증진으로 체류시간을 더 늘리고, 늘어난 체류시간을 제주의 역사문화와 도심 관광 등과 연결하는 방안을 발굴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출입국 간소화 절실… 인천형 관광코스와 상품 개발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