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71년에도 일본 기업 횡포로 고통받아"

산케자본이 전액 출자한 '한국산연' 구조조정... 노동자들 "일방적 정리해고" 반발

등록 2016.08.14 17:04수정 2016.08.1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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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상룡 전국금속노동조합 사무처장과 하원오 경남진보연합 대표, 김군섭 전농부경연맹 의장, 한국산연 노동자들은 14일 오후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기업인 산켄전기가 설립한 창원 한국산연의 정리해고 철회 등을 촉구했다.
오상룡 전국금속노동조합 사무처장과 하원오 경남진보연합 대표, 김군섭 전농부경연맹 의장, 한국산연 노동자들은 14일 오후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기업인 산켄전기가 설립한 창원 한국산연의 정리해고 철회 등을 촉구했다.김정광

"주한일본대사관은 한국 진출 자국기업인 '한국산연'이 단체협약을 준수하고 정리해고를 철회할 수 있도록 하라."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 수출자유지역(자유무역지역)에 있는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 주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촉구했다.

한국산연은 1973년 전기기계기구의 제조․판매하기 위해 설립된 업체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한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되어 있다. 일본자본인 산켄전기(SANKEN Electric Co. Ltd)가 전액 출자한 회사다.

한국산연은 올해 2월 경영상 등의 이유로 생산부문 폐지하고 영업부문만 운영하겠다며, 9월 30일까지 생산직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그동안 생산직 34명과 사무직 12명이 명예퇴직했다.

현재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에 가입해 있는 조합원 35명은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일본 산켄전기를 찾아가기도 했고, 주부산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번에는 노동자들이 서울에 있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을 찾아간 것이다. 이들은 "한국산연이 단체협약을 준수하고, 정리해고를 철회할 수 있도록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이들은 국회와 정부가 외국인투자기업의 불합리한 경영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7월 24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의장, 기획재정부장관 등에 "일부 외투기업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정리해고에 대해 이를 규제하는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냈다. 이들은 안 시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법안 마련을 요구했다.

"외국인투자기업의 일방 구조조정 규제해야"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 안에 있는 한국산연.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 안에 있는 한국산연.윤성효

한국진보연대, 금속노조, 경남진보연합, 민주노총 경남본부, 한국산연대책위는 이날 회견을 통해 "해방 71주년에도 한국 노동자는 여전히 일본 기업의 횡포에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40여 년간 한국산연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혜택을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생산이익으로 일본 본사를 살찌웠다"며 "하지만 그 결과는 부당불법 정리해고와 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려는 외주화 시도로 결국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앗아가고 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일본기업 한국산연의 정리해고는 한국 노동자를 업신여기는 정리해고"라며 "한국산연의 정리해고는 노동자의 임금과 생존권을 갖고 노동자를 우롱하는 정리해고"라 했다.

한국산연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는 단순한 기업의 정리해고 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기업이 한국 노동자를 부당불법적으로 정리해고 하는 것도 모자라 한국 노동시장을 유린하는 정규직 없는 공장으로, 영업창구용 공장으로 만들려는 것"이라 했다.

이어 "그럼에도 일본대사관에서 윤리적인 기업운영을 지도조차 하지 못하는 것은 71년 전 한국 노동자를 억압하고 노동을 착취한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방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덧붙였다.

이들은 "일본 외자기업에 의한 횡포로 한국 노동자의 고통이 가중된다면 반복의 역사를 끊어내기 위한 일본 원정투쟁은 물론이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지속적인 투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국산연 #산켄전기 #주한일본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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