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남소연
"진영론을 신봉하는 시끄러운 소수의 관점에서 (4.13 총선의 결과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는 우연이 아니다."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원장 민병두 의원)이 4.13 총선의 결과를 "정쟁을 격화시켜왔던 '진영의 정치'가 끝나기를 바라는 민심"이라고 평가했다.
민주정책연구원은 23일 발간될 <수권정당의 길>에서 "대한민국의 위기를 불러왔던 시끄러운 소수의 구태 정치, 야당의 패배를 당연시하는 낡은 선거문법의 핵심에 진영의 정치가 있다"라며 "이번 총선에서 '조용한 다수'는 소리 없이 낡은 진영을 해체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낡은 선거문법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선거 결과였다. 시끄러운 소수, 활동가의 시각에서는 누구도 만족할 수 없지만 조용한 다수, 생활인의 시각에서는 누구나 만족하는 총선 결과였다."민주정책연구원은 4.13 총선을 통해 여야 진영의 해체, 세대 진영의 해체, 호남 진영의 해체 등 세 진영이 해체됐다고 주장했다.
이진복 연구위원은 '4.13 총선과 시대교체'라는 항목을 통해 "이번 총선은 여야의 내분이 주요 관심사였고 정권심판론과 함께 야당심판론에 공감하는 유권자가 대세였다"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공천유예와 옥쇄파동 등 이전투구로 사실상 분당사태를 맞은" 여권과 "더민주는 '2등 전략', 국민의당은 '생존전략'으로 야야갈등이 치열했던" 야권의 행태를 그 예로 들었다.
이어 이 위원은 "여야 양대 정당의 핵심 지지기반에서 특히 부동층이 많은, 여야 진영의 해체가 촉발된 선거였다"라며 "여야 진영의 해체로 인해 새누리당과 더민주 공히 지지자가 대규모 이탈한 지지층 이탈 선거였다"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이 대규모로 이탈하고, 호남에서 더민주 지지층이 대규모로 이탈했다는 점에서 (중략) 지역별 일여일야 구도로 나타났다"라며 "여야 진영의 해체로 인해 양대 정당에서 대규모로 지지층이 이탈함으로써 3당 체제가 형성됐고, 결국 야권확장으로 여소야대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급격한 고령화 추세 감안하면 '앵그리 영 보터' 효과는 제한적"
특히 이 위원은 "세대 진영은 진보 대 보수의 여야 진영을 세대 대결로 각색한 변형 진영론"이라며 "세대 진영론은 2030세대의 진보 대 5060세대의 보수라는 대결로 정치를 양극화함으로써 극단적 양자택일을 강요해왔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조용한 다수, 생활인의 기성정치에 대한 환멸"이 세대 진영론에서 촉발됐다고 지적한 이 위원은 "(야권은) 선거에서 승리하면 객관적 분석을 생략한 채, 2030세대의 공으로 돌리면서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혀 희희낙락하는 정치적 조증에 빠지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5060세대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비관론에 빠져 정치적 우울증을 앓는다"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이러한 현상을 "시끄러운 소수, 활동가의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 조울증)"라고 표현하며 "5060세대 때문에 졌다면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혁신을 하면 될 것을 오히려 이들을 '꼴통'으로 경멸하고 낙담하는 것이 바로 그릇된 진영론의 심리상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를 당하자 2030세대가 더 적극적으로 투표했고 이는 젊은 층의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는 '앵그리 영 보터(angry young voter)' 논리가 회자되기 시작했다"라며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지난 총선 대비 5060세대의 유권자 비중이 더 커졌다는 점에서 투표자수로 보면 그(앵그리 영 보터) 효과는 제한적이다"라고 강조했다.
"20대의 투표율이 크게 올랐지만 투표자 비중이 14.4%에 불과했고, 30대는 15.8%에 그쳤다. 오히려 투표율이 하락했던 50대의 비중은 20.8%로 2위 (비중의) 투표자 집단이 되었고, 60대 이상의 비중은 28.0%로 2030세대 전체 규모에 육박하는 최대 투표자 집단이 되었다. (중략) 2030세대와 60대 이상 투표자 집단의 비중이 거의 같다면 40대에서 승리해야 할 뿐 아니라 50대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상식적인 결론이 도출된다."이어 이 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5060세대가 상대적으로 부동층이 많았고, (중략) 새누리당 핵심 지지층의 한 축이었던 50대가 극심한 여권 내분 상황에서 상당한 정도로 지지를 철회하고 국민의당으로 이탈했다"라며 "더 이상 5060세대를 새누리당을 무조건 지지하는 단일 유권자 집단,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이 위원은 "더욱이 더민주도 전 연령층에 걸쳐 득표율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분노 대상에 더민주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라며 "따라서 더민주의 승리를 5060세대에 대한 2030세대의 승리로 규정하는 속 편한 생각은 (중락) 또다시 야당 필패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덫에 빠지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 찍을 거라는 전략적 투표론, 호남에서 역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