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대전통계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 추미애, 김상곤, 이종걸(왼쪽부터) 당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의 환호에 인사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가 막판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시도당위원장 경선에서 당 주류 측 인사들이 주로 당선되며 이들과 보조를 맞춘 추 후보의 '대세론'이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김 후보와 이 후보는 추 후보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주류 편향성'과 과거 정치행보를 집중 공략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이다.
이종걸에 날 세우는 추미애, 김상곤에는 방어만김상곤 후보는 추미애 후보를 '호남 포기'로 몰아세우고 있다. 추 후보가 출마회견과 여러차례 연설에서 "3자 구도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야당을 만들겠다"라고 말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추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을 '분열주의자'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지점이 야권통합으로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원들에게 반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김 후보가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 22일 CBS토론회에서 "추 후보가 호남포기론의 '포'자도, 3자 필승론도 말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참으로 기가 막혔다"라고 말했다. 추 후보가 말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이에 추 후보는 "설령 3자 구도로 가도 지지층 통합하겠다, 당대 당 정치공학적인 통합, 우리 국민들이 그런 거 기대하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고 정책대안을 갖고 지지층을 모아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김 후보는 또 '친문' 성향 전직 의원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추 후보를 '문재인 마케팅'이라는 단어로 공격했다. 김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전 대표의 '야권통합' 발언을 언급하며 "추 후보는 문재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내년 대선 전략에서 문 전 대표와 반대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 후보는 "한 번도 문재인 마케팅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재인 마케팅을 하는 건 김 후보"라고 맞받아쳤다.
이종걸 후보는 추 후보의 '주류 편향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후보는 같은 토론회에서 "서울, 경기, 인천 광역시·도당 선거에서 승리한 분들이 모두 추 후보와 연대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소위 '친문'이라는 주류 일색으로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이를 통해 당 비주류를 더욱 결집시키고 일부 주류 측의 '전략적 판단'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언론에서 지도부가 친문 일색이 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민주주의 기본은 견제와 균형인데 더민주 안에서 이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추 후보는 "당직은 당원이 뽑고 공직은 국민이 선출한다는 것이 우리당의 기본이다, 안철수-김한길 대표 때 만든 원칙"이라며 "시도당 선거는 전적으로 당원의 선택이고, 이것이 당원이 주인이 되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김 후보의 공세에는 방어에 집중하고, 이 후보에게는 맞대응을 펼쳤다. 주류 쪽 지지를 나눠 갖는 것으로 분석되는 김 후보와 싸움은 피하고, 비주류 반문재인 성향의 이 후보에게는 날선 공격으로 주류 층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날 같은 토론에서도 추 후보는 김 후보에게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 등 정책질문을 던진 반면, 이 후보에게는 원내대표 당시 당무를 거부한 사례를 들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추 후보는 토론에서 "이 후보는 지난해 '습관성 당무거부'를 하셨는데 당대표가 되시면 어떻게 할려고 그러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지난 18대 국회 당시 타임오프 등 노동법 개정안을 추 후보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 통과시킨 것을 거론하며 맞대응 했다. 이 후보는 당시 사건에 대해 그동안 "추 후보는 반대하는 우리 당 의원들을 몰아내고 문 잠그고 법안을 통과시켰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보다 더 잘못한 것"이라고 비난해왔다.
추미애 승리 낙관, 김상곤-이종걸도 "이긴다"이러한 후보간 구도 속에 각 후보 측이 전망하는 선거 판도도 첨예하게 갈린다. 추 후보 측은 사실상 승부가 이미 결정났다는 판단이고, 김 후보 측은 추 후보와 경합 속에 전당대회 당일까지 결과를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현재 2등을 전망하며 막판 반전을 기대했다.
추 후보 측 관계자는 23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선거 판도에 대해 "사실상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특별한 변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이 추 후보 발언과 과거 행보를 공격하는 것과 관련해 "네거티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어떻게든 흠집을 내면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원들이 그런 것에 쉽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권리당원에서 열세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인 구도는 경합 상태로 진단했다. 김 후보 측은 "추 후보가 온라인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온라인상에서만 나타나는 착시"라며 "추미애 대세론을 못마땅해 하는 대의원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예비경선 때도 나타났지만 대의원 쪽에서는 김 후보가 앞서있다고 본다, 결국 전당대회 현장 분위기가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대의원들의 지지로 막판 반전을 기대했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의원은 이길 것 같다, 일반국민(여론조사)의 경우 (후보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라며 "이미 2등을 확보했고, 마지막에는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리당원에서 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떠도는 악평을 자기들끼리 공유하는데 교정할 기회가 없다"라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지역 순회 연설회를 마친 세 후보는 22일 MBC <100분 토론>과 23일 서울시당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다. 당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전당대회는 27일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오후 1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경선은 대의원 현장투표 45%, 권리당원 ARS 30%, 일반당원 여론투표 10%, 여론조사 15%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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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대세", 김상곤 "경합", 이종걸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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