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도록 이어진 홍콩 입법회 선거 투표 행렬을 소개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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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홍콩 입법회의원 선거는 최근 홍콩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개입에 불만을 느낀 시민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58%를 기록했다. 이는 4년 전인 2012년 투표율 53%에 비해 대폭 높아진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의지가 뜨거웠고, 일부 투표소에서는 유권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몰리면서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10시 반까지 진행되는 투표가 마감 4시간이 지난 새벽 2시 반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밤늦도록 투표소 앞에서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을 만들었고, 일부 시민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준비 부족을 질타하고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28세 홍콩 시민 자코 탕은 "나의 민주적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여행을 미뤘다"라며 "내가 투표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의 선택을 위해 가족이나 친구의 표심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중국 정부를 따르려는 '친중파', 홍콩 자치권과 민주화 확대를 요구하는 '민주파',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급진 세력인 '본토파' 등 크게 3개 세력으로 나눠 후보를 내세웠다.
홍콩 입법회의원은 총 70석으로 구성되며 유권자들이 직선제를 통해 절반인 지역구 의원 35명을 뽑는다. 비례대표 격인 직능대표 의원 35명은 직선제로 5명, 간선제로 30명을 뽑게 된다.
민주파와 본토파의 지지층이 상당수 겹치면서 이번에도 친중파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젊은 층의 투표 열기와 로 주석의 당선 등으로 반중 성향도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내년 3월로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가 더욱 뜨거워졌다.
윌리 람 홍콩 중문대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몇 년 동안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억제당한 홍콩 시민들의 의식이 크게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중국 정부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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