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를 현장 방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의원들이 한수원 측으로부터 지진 대응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정민규
13일 전국 최대 규모의 핵발전 단지인 부산 고리원전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부산·경남 국회의원들은 국내 원전 정책의 재검토를 적극적으로 주문했다. 의원들의 질타와 우려가 이어지면서, 고리원전 현장 방문은 야당만 참여한 작은 국정감사장을 연상하게 했다.
문 전 대표와 더민주 의원들은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 지진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걱정이 커지자, 13일 귀향인사를 취소하고 급히 고리원전을 찾았다.
이들은 최근 정부의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승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경남 양산 자택에서 지진을 고스란히 체감했다는 문재인 전 대표는 "정부의 원전 정책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신고리 5·6호기 건설계획도 중단하고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고리원전과 월성원전의 안전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국가의 전문 역량을 총투입해 과학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가동이 불가피한 원전에 대해서도 내진 설계를 더 강도높게 보강해줄 것"을 요청했다.
더민주 최고위원인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갑)은 "고리는 전 세계에서 원전이 가장 밀집된 지역"이라면서 "활성 단층으로 확인된 양산단층이 원전 밀집지대에 적합한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추가적으로 건설될 신고리 5·6호기는 안전 검증이 과학적으로 결론 날 때까지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부산이 지역구인 김영춘 의원(부산 부산진갑)은 "고리 원전이 설계된 규모 6.5를 넘어가는 지진이 안 온다고 자신 있게 추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고리에만 8개의 원전을 가동 중인데 더해 훨씬 더 큰 용량의 신고리 5·6호기를 가동하겠다고 승인했다"면서 즉각적인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미 신고리 5·6호기 건설 반대를 골자로 한 법안을 제출한 박재호 의원의 입장은 강경했다. 그는 "어제 지진 결과를 볼 때 이곳에 원전 10기가 들어온다면 380만 주민은 살 수 없는 곳이 된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 문제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 믿고 어떻게 국민 안전 신뢰하나" 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