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뮤직그룹 세움(SE:UM) 코리안 브레스(KOREAN BREATH)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징, 북 등 전통타악과 구음의 이민형, 색소폰 김성완, 가야금 이준, 콘트라베이스 김성배, 트럼펫과 후르겔혼 하승국.
월드뮤직그룹 세움
'진혼(鎭魂)'은 심청굿의 상여소리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질곡과 변화무쌍한 삶을 그려내고자 창작한 곡이다. 국악의 메나리 조 음계를 실어 숨 가쁜 호흡으로 절정에서는 경기도당굿의 터벌림모리와 발뻐드레 장단 타악 솔로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사계화(四季花)'는 사계절 내내 지지 않는 꽃이다. 이는 동해안 별신굿 소품에 사용되는 종이꽃 장식인데 태평소 가락에서 연주되는 5음계를 재즈의 선법(旋法)에 대입했다.
재즈의 즉흥연주 이디엄(idiom, 음악어법)을 국악기의 질감으로 표현하는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 동해안 별신굿 기능보유자였던 고 김석출 선생의 음악유산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칠보일배'에서는 길군악 칠채 장단 구조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심포니 락(Symphony Rock)에 비견될 강력한 앙상블과 즉흥연주를 들려준다. 전통 현악기 주법을 연상시키는 콘트라베이스에 이어 한층 깊은 몽환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구음 그리고 폭풍처럼 뒤따르는 타악의 신명을 느끼실 수 있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모인 유럽 평단은 협화음과 불협화음이 교차하며 혼돈과 질서를 동시에 자아내는 이 곡에 '서사적(epic)'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찬사를 보낸 바 있다.
다음으로 '물내'는 "아카시아들이 언제 흰 두레방석을 깔었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는 시인 백석의 단 두줄의 간명한 소품 '비'에서 영감을 얻었다.
콘트라베이스가 펼치는 서구적 화폭 위에 동양의 수묵화를 그리듯 천천히 획을 더하는 가야금의 전통 연주 기법이 서로 대비와 균형을 이룬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현악 8중주가 가세하여 인상주의와 미니멀리즘적 색채가 혼합된 은막 위를 가야금과 색소폰의 이중주가 넘나든다.
끝으로 '이면(裏面)'은 전통 세마치와 이국적인 9/8박 패턴이 절묘하게 맞물려 전개된다. 국악, 재즈, 현대음악의 교집합이 뿜어져 나온다. 색소폰과 트럼펫의 날카로운 선율이 장단을 헤치며 등장하고 타악기와 콘트라베이스가 5박 올림채로 가야금에게 길을 터준다. 두 대의 관악기는 절정부에서 꽹과리를 대동하여 재등장, 세마치의 테마로 회귀하는 다이내믹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세움의 대표곡이다.
세움(SE:UM)은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해 올 해 부평아트센터의 상주예술단체로 선정되었다.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중동 아부다비 코리안 페스티벌, 나이지리아 한국문화원 초청 공연 등 국내외의 무대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연주에서 빠진 유세움씨가 대표로 이끌며 색소폰 김성완, 콘트라베이스 김성배, 트럼펫과 후르겔혼 하승국, 가야금 이준, 징, 북 등 전통타악과 구음의 이민형이 핵심 맴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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