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서 씨와 엄재연 씨가 집회의 사회를 보고 있다.
박장식
엄재연: "집회를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에 대규모집회에 참여했을 때는 자유발언을 하는 것만 듣고, 재미없는 구호만 외치다 보니까 옆에 같이 참가한 친구와 '끝나고 뭐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지'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여자애가 '끝나고 화장품가게 반값이라니까 가보자'라는 이야기도 해봤다.
지난해 집회는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앉아서 핸드폰을 더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웃기고, 활기차게, 그러니까 비장하게 외치기 보다는 풍자하면서 웃음을 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스텝들의 완장에 귀여운 캐릭터 그림도 그려 넣고, 완전히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동물잠옷을 입혀보려고도 했다. 다음 주 집회에는 모든 스텝들이 동물잠옷을 입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불러다가 집회를 열어보고 싶다."
서지은: "참가자로 왔다보니까 진지하고 심오하고 엄중한 느낌이 날 줄 알았다. 친구도 집회에 나간다고 하니까 '그런 데 나가서 괜찮겠냐'라고 하더라.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완장이 '큐티'했다. 우선 그것을 보고 '집회라고는 하지만, 그냥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모인 거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김지윤: "집회 참여는 처음이라 정말 비장하게 나왔다. 주변 친구들에게 월요일에 학교 못 나오면 연행되었거나 병실에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마음을 다졌는데, 자유발언 할 때도 발언자분들이 재미있게 진행을 했다. 이렇게 웃으면서 화기애애하게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엄숙하게 않아 팔을 번쩍 들며 '엄격 근엄 진지'한 표정으로 구호를 외칠 줄 알았다."
- 집에서 반대하진 않았나?문은서: "엄마와 아버지 두 분 다 결국에는 알아서 하라고 하셨지만, 아버지는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이셔서 그런지 싫어하시더라.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스텝들 '톡방'에 올라온 정보들과 내가 갖고있는 국정화 교과서에 대한 생각들을 짜깁기하여 장문의 글을 써서 보여드리고 그것에 대하여 토론까지 했었다. 이 과정을 통해 아버지를 많이 이해하게 되어, 이번 국정화 문제를 다방면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김지윤: "부모님이 '자유로운 영혼'으로 키워주셔서 별 상관은 없었다. 오늘도 어디 가느냐고 안 물어보셨다. 집회에 나간다고 해도 반대하시지는 않으시고, 이번에도 반대는 없을 거다."
- 트위터에 재미있었다는 반응이 많다. 어떤 순서로 집회가 진행되었고, 어디서 웃음이 많이 터졌는지 궁금하다.엄재연: "일단 자유발언을 했고 노래를 불렀다. 자유발언 중간중간에 구호를 외쳤는데, 구호가 '국정교과서 폐기하라', '국정화 금지법을 제정하라' 대신 우리가 체육대회나 장기자랑때 많이 쓰는 '국정교과서! 폐~기~해! 폐~기~해!'라든가 '국정화 금지법! 제~정~해! 제~정~해!' 이런 식으로 외쳤다. 입이 서로 맞지 않았을 때도 웃음이 터졌고, 구호를 다 외치고서도 웃음이 터졌다."
문은서: "몇몇 자유발언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웃음의 향연이었다. 나 같은 경우엔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더욱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내가 쓸 마이크 단자가 맞지 않아 마이크를 두 명이 하나를 썼을 때도 마냥 재밌었다."
서지은: "나 바로 다음에 자유 발언을 진행하셨던 분이 레크리에이션을 하듯이 내용도 알차고 재미가 터지게 발언을 해 주셨다. 또 사회자로 섰던 은서가 엄마미소를 띄게끔 귀엽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