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회원들이 제거한 가시박을 자루에 담고 있다.
이재환
최근 충남 삽교천 일대에서는 대규모 가시박 군락 지역이 발견된 가운데, 해당 지역 시민 단체 회원들이 휴일까지 반납하고 가시박 제거 작업에 나섰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푸른충남21, 홍동마을활력소 등 시민단체 회원 10여명은 23일 홍성군 홍북면 용산교 아래에 모여 가시박 제거 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인근 농장에서 제공한 방제복을 입고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가량 제거작업을 했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대형 마대자루 22포대 분량의 가시박 넝쿨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직접 체험해 보라"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은미 간사의 '특명'에 따라 이날 기자도 가시박 제거 작업에 동참했다. 하지만 작업을 시작한 지 20여분 만에 난관에 부딪혔다. 운동화를 신은 탓에 발목 부근으로 파고든 가시에 찔린 것이다. 피부에는 붉은 반점이 일기 시작했다. 가시박으로 뒤덮인 환경 속에서는 식물뿐 아니라 고라니와 수달, 뱀 등의 토종 동물들도 서식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작업에 참여했던 한 시민단체 회원은 "가시가 피부로 파고들어 몹씨 따갑다"며 "가시박 씨앗에 가시가 생기고, 떨어지는 늦가을 무렵에는 가급적 제거 작업을 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은 이어 "가시박 제거에 효과적인 방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거작업이 전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이날 가시박 제거 작업에 참여한 서진필 푸른충남21 간사는 "가시박 제거의 적기는 5월과 8월"이라며 "지난해 서천군의 봉선저수지 일대에서 제거 작업을 벌였는데, 올해는 그 지역에서 가시박이 확연하게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