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꼭 여성만 '예방'해야 할까

[알쏭달쏭 건강궁금해소 ④]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등록 2016.10.24 17:08수정 2016.10.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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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건강'을 주제로 팟캐스트 '참팟'을 진행하였습니다. 알쏭달쏭 궁금하지만 속시원히 해결하지 못했던 의료분야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여 알려드립니다. - 기자말

사회자 : 이경민(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전문가 : 윤정원(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 건강과대안 운영위원)

왜 12세부터 백신을 맞아도 되는 걸까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 참여연대

Q1. 일명 자궁경부암 주사라고 알고 있는데 원래는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라고 합니다. 먼저 자궁경부암이 무엇이며 왜 생기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질 끝에 위치한 자궁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자궁경부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세포들의 외부자극이나 상처나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데 자궁경부암은 이 부위에 생기는 암입니다. 자궁경부암의 위험요인으로는 전통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것, 첫 성관계 노출이 어릴수록, 파트너가 많을수록, 흡연자일수록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와의 연관성이 최근 대두된 개념입니다."

Q2.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언제 발견됐나요?

"1970년대 후반 독일의 의사인 쥬르 하우젠이란 사람이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과 연관이 있다는 처음 발견했고 그 공로로 노벨상까지 받게 됐습니다.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과 관련성이 밀접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백신을 개발하게 됐던 겁니다.


사실 바이러스는 190종 정도로 굉장히 많은데 그 중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이 약 40종 정도 되고 이 중 15종이 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16번, 18번 두 가지 종류의 바이러스가 70% 정도 암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내지는 사마귀를 일으키는 6번, 11번까지 네 가지를 겨냥한 백신이 시판되고 있습니다."

Q3.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40, 50대 여성들이 걸리는 것으로 많이 알고 있는데 지금 12살 여성 청소년부터 백신을 맞아도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른 나이부터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을까요?


"성경험에 노출된 시점이라든지 바이러스 자체에 노출된 시점으로부터, 지속감염이 생기고 전암병변이 생겼다가 암까지 발생하는 데는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성경험에 노출되기 전 연령대에 맞을수록 이론적으로는 효과가 있습니다. 국가에서 12세로 정한 이유는 이 연령대에는 기존에 접종하던 것처럼 세 번 접종하지 않고 두 번만 접종해도 면역이 잘 생긴다는 연구결과와, 외국의 접종권고연령을 참고로 한 것입니다."

Q4. 백신 접종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성경험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나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언제까지 접종할 수 있을까요?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굉장히 다양한 연령대, 성경험 여부, 성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결혼 여부, 출산 여부 다양하게 임상시험을 해서 시판이 된 것입니다. 성경험이랑 상관없이 나이 기준으로만 했을 때는 26세(4가)/25세(2가)까지는 맞는 게 충분히 의미가 있고 권고가 되고 있습니다.

그 이후 나이대도 사실 요구가 있다 보니 백신이 시판되고 나서 더 높은 연령대도 접종하기 시작하고 있고, 이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45세까지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45세까지는 권고하고 있습니다."

"백신이 자궁경부암을 다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Q5. 그러나 백신의 지속 효과가 짧게는 6년 길게는 10년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12살에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10년이 지나면 또 접종해야 하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10년 정도인데 이 숫자는 백신이 시판되어 처음 접종했던 사람들을 계속 추적 관찰을 한 기간이 아직 이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그 사람들을 추적하다 보면 데이터가 지금보다 더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처음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겼다가 이후 감소하나, 이후 바이러스에 다시 노출이 되면 항체가 다시 생기게 되는 것(면역기억반응)이 증명되어, 장기적인 예방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Q6. 자궁경부암 백신(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처음부터 현재까지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작용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근마비된 소녀 이야기, 복합 통증 증후군, 사망한 사례 등이 방송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WHO(세계보건기구)와 CDC(질병관리본부) 등이 역학조사를 했을 때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밝혀져 있는 부작용으로는 실신이나 발열, 알레르기 반응, 국소적인 통증, 감염, 두통, 메스꺼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에 지장을 주는 부작용이라든지 비가역적인 질환과 관련성은 아직은 결론 난 바 없습니다. 물론 시장에 나온지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은 백신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이상반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접종 후 사례를 모으고 투명하게 조사하는 작업은 필요할 것입니다."

Q7. 2006년부터 백신이 접종돼 현재 약 10년 정도 밖에 안 됐습니다. 효과, 부작용 등이 명확히 밝혀 진 것은 아닌데 꼭 접종을 해야 하는 걸까요?

"앞서 얘기했듯이 두 개정도의 바이러스만을 커버하다 보니 전체 자궁경부암의 70%정도만 커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자궁경부암을 다 예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험 연령, 자궁경부암 발생 연령이 낮아지다 보니 국가에서 그동안 30세 넘은 여성들에게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진을 하게 하는데 올해부터는 20세로 연령이 낮춰졌습니다. 백신을 맞더라도 국가암검진에서 시행하는 자궁경부암 세포진검사는 꼭 받으세요.

그리고 예전에 백신이 시장에 나왔을 때 자궁경부암 백신이라고 홍보를 해서 그런지 이 백신만 접종하면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업적으로 홍보를 했던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먼저는 자궁경부암 검사와 함께 병행돼야 하고 올바른 피임과 안전한 성생활로 미리 예방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호주가 제일먼저 국가백신으로 도입을 해서 약 10년 정도의 데이터가 축적이 되었습니다. 7년 만에 생식기사마귀 발생이 93% 수준으로 감소했고, 2년 만에 전암병변 발생 위험이 80%까지 감소했다는 긍정적인 속속 나오고 있어서 분명한 것은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Q8. 국가 백신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불신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가장 우려가 큰 의견은 가습기 사태 이후 국가나 기업에 대해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잘못된 정보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입니다. 현재 백신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는데 부작용에 대한 모든 결과들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Q9.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이 된다면 왜 여자만 예방을 해야 하는 것인가요?

"바이러스가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점막과 피부에 생기는 질환들입니다.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생식기사마귀 등이 있고요 남성들에게는 구강암, 항문암, 음경암, 생식기사마귀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궁경부암이 다른 암들에 비해 빈도가 높고, 사회적인 부담이 높은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리고 전체 커뮤니티에서 50% 여성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집단 면역이 형성돼 남성이 추가적으로 더 맞는 게 비용효과적으로 필요 없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비용대비 효과 부분을 고려해서 여성에게만 국가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자궁경부암 백신)을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외국을 보면, 호주나 영국 등은 남아에게도 점차 국가백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Q10.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이라고 하면 꼭 여성만 조심하고 예방해야 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동감합니다. 책임은 성관계를 맺는 남성, 여성 모두에게 있다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저는 남자친구들과 함께 오는 환자들이나 아들 가진 어머님이 오면 꼭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해 설명하고 남성, 여성 모두 예방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정치·사회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이라고 명명하기보다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국가백신이라고 홍보하면서 '사회가 책임지는 행복한 임신, 출산' 등으로 프레이징하는데, 여성의 몸을 단지 임신, 출산으로만 결부시키는 것이 아닌 여성 건강 제반에 걸친 실질적인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이 내용은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참여연대` #자궁경부암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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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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