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가운데, 인천에서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 진보정당 등이 구성한 '신자유주의 반대, 민주주의 확대, 반전평화를 위한 인천지역연대가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한 데이어, 28일 오후 인하대총학생회와 총대의원회, 동아리연합회, 졸업준비학생회, 12개 단과대학학생회 등은 공동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오늘 '최순실과 박근혜의 나라'를 거부하고,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서 선언한다"며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이화여대를 부정 입학하고, 대학본부와 교수, 교육부까지 합작해 최순실 딸의 학점을 보장한 특혜 비리가 드러났을 때, 정유라는 "돈도 실력이야, 너희 부모를 원망해라고 했고, 우리는 절망했다"고 선언문을 시작했다.
그런 뒤 "최선을 다한 '노력'으로 나의 미래가 결정되길 간절히 바라던 우리는 순진한 바보가 됐고, 우리 부모들은 '돈 없는 죄인'이 돼 성실했던 인생을 모욕당했다. 다행히 이화여대 대학생들과 교수들은 침묵하지 않았고, 학문과 권력의 유착 고리를 끊는 총장퇴진 싸움에서 승리했다. 이때까지 우리는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음을 의심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하대 학생들은 또 "그러나 정유라의 실력이 되어준 '부모의 돈'은 곧 전말이 드러났다. 최순실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앞세워 재벌로부터 돈을 긁어모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 헌정 사상 수많은 대통령 측근 비리가 존재했지만 정치와 경제, 언론, 체육, 문화, 교육 등 전 영역을 망라해 유착한 비리혐의는 정치에 냉소했던 국민들조차 경악케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우리는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음을 의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인하대 학생들은 대통령 연설문, 청와대를 비롯한 공직 인사, 대북 정책, 외교와 경제 정책,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보안 처리하는 각종 국가 기밀에 이르기까지 국정운영 전반에 비선실세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난 데 대해, "대한민국은 최순실과 박근혜의 나라인가? 민주공화국인가?"라고 개탄했다.
인하대 학생들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력은 '최순실'이라는 개인에게 사유화되어 최순실과 그의 가족, 측근이 '왕족'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왕국'을 만들었다.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모멸과 치욕을 느끼고 있으며 자존감은 추락했다. 헌정 사상 이보다 더 최악의 국기문란, 국정농단 사건을 찾아볼 수 없다"며 "우리는 과연 민주공화국의 '국민'이었던 것인가?"라고 분노했다.
인하대 학생들은 "'최순실과 박근혜의 나라'의 백성이길 당당히 거부하고, 우리가 '민주공화국'의 국민이자, 본래 이 나라의 주인임을 증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인하대 학생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 1조를 증명하고자 싸웠던 역사의 축적이다. 4.19혁명과 5.18광주항쟁,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민주주의의 이 단순한 진리는 증명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인하대 학생들은 2016년 현재, 다시금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비상시국임을 선포한다. 또한 지금까지 드러난 최악의 국정농단 사태, 권력형 비리와 특혜를 강력히 규탄하며 특검을 통해 수사하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들의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진상규명을 통해 국민이 대통령으로서 인정할 수 없을 때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모든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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