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촛불집회 장소에서의 인터뷰성주농민회 이재동 회장이 100일를 넘긴 성주 투쟁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이명재
성주 투쟁 관련 인사들과 인터뷰를 하고 또 투쟁의 흔적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Julia(PD)와 Olek(카메라 맨)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후 1시가 넘고 있었다. 시장기가 발동될 즈음 우리는 근처 음식점으로 가서 점심 식사를 했다. 양식과 한식을 식성에 따라 주문했는데, 허기에 맛도 좋아 모두들 깨끗하게 해치웠다.
사드 배치 예정지인 롯데 CC로 들어가는 마지막 동네,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엔 사람들로 왁자지껄했다. 사드의 이곳 배치에 대한 불만들을 서로 토해내는 것 같았다. 사드가 아니었다면 조용하기만 했을 회관 앞마당에선 한 주민이 피켓을 든 채 일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내 눈에 흙 들어가기 전에는 사드 못 들어온다는 것이다.
롯데 CC에 배치한다는 사드가 지역 사회에 가져다 준 유익이 없지 않다. 1960년대 이후, 박정희와 박근혜는 우리 지역에서 만큼은 신성불가침한 인물이었다. 그들을 비판하면 바로 종북 빨갱이로 몰리기 십상이었다. 얽히고설킨 지역 연고에서 왕따의 삶을 각오할 때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짧지 않은 사드 투쟁을 통해서 사람이 아닌 정책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지혜를 터득했다. 이것보다 더 귀한 소득이 또 있을 성 싶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사드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낸다면…. 할 수 있다. 두 달 넘게 다져진 우리의 투쟁 의지가 그것을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이었다.
외적 상황도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는가. 박근혜 정권의 실정은 지금 정권 유지조차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가 조직을 놔두고 40년 지기라는 한 개인(최순실)에게 국정을 의지해 농단한 것은 그냥 보아 넘길 사안이 아니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대통령이라면 해서는 안 될 개성공단 폐쇄가 최순실의 입김에 의한 것이란 믿기 힘든 말도 들린다.
한반도에 백해무익인 사드 배치 결정도 의아하기는 개성공단 폐쇄 못지 않다. 그 방면에 정통한 국회의원들이 사드 배치에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그것을 밝혀내겠다고 공언했다. 정말 그런 요소가 조금이라도 작용했다면 사드 배치는 원천 무효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투쟁의 미래는 밝고 승리는 따라서 '따 놓은 당상'이다.
원불교 2대 정산(鼎山) 송규(宋奎) 종사(宗師) 관련 유적지 취재에는 김원명 교무가 응대했다. 그는 생가 및 기념 교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김 교무는 타고 난 일꾼으로 유적지 관리뿐 아니라 농사까지 지어 자급자족하고 남는 것으로 소외받고 있는 이웃을 돕는다고 한다. 불교 사찰의 대웅전(大雄殿) 격인 대각전(大覺殿)에는 정산 종사의 성화가 모셔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