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들 '이정현 사퇴론' 가세, 친박 "무차별 공격 안 돼"

비주류의 '지도부 사퇴' 압박 계속... 2일 예정 의총 연기

등록 2016.11.01 19:00수정 2016.11.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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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박계 대선주자 긴급 회동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등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게이트 관련 수습대책을 논의하려고 비공개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김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새누리당 비박계 대선주자 긴급 회동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등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게이트 관련 수습대책을 논의하려고 비공개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김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공동취재사진

새누리당이 2일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연기했다.

이 자리에서는 앞서 당내 비주류(비박) 측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관련한 수습책으로 요구했던 '이정현 지도부 사퇴' 여부를 주되게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1일 수술을 받고 회복되지 않아 의총을 주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구체적인 일시를 정하지 못한 채 이번 주 중에 여는 것만 결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비박 측의 지도부 사퇴 압박은 계속 되는 상황이다. 비박 측은 연이틀 회동을 열면서 "사태 수습이 먼저"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한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김무성·김문수·남경필·오세훈·원희룡 등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주자들도 1일 회동을 통해 현 지도부의 사퇴를 함께 촉구했다.

이미 비주류(비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 등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한 상황. 여기에 차기 대선주자들까지 행보를 같이 함으로써 "사태 수습이 먼저"라며 사실상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있는 '이정현 지도부'를 향한 압박 강도를 더 한 셈이다.

그러나 친박 측은 당내 결속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지도부를 옹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라리 (비박계가) 당을 떠났으면 좋겠다"라는 극언도 익명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하는 새누리, 그 첫걸음은 지도부 사퇴"

비주류의 입장은 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며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대표가 사태 수습에 앞장서는 것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당장, 김무성·김문수·남경필·오세훈·원희룡 등 여권 차기 대선주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에 모여 약 1시간 넘게 회동한 뒤 공동발표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면서 "그 길을 향한 첫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태가 이렇게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 숙여 사과한다"라며 "앞으로 더 자주 만나서 국가적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의견 수렴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공개 회동하는 비박계 의원들 새누리당 비박계 김학용 황영철 주호영 심재철 의원등이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모임을 하고 있다.
비공개 회동하는 비박계 의원들새누리당 비박계 김학용 황영철 주호영 심재철 의원등이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모임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비박 중심 3선 이상 중진들 역시 같은 날 따로 회동을 통해 이정현 지도부 사퇴를 재차 압박했다. ▲ 조건 없는 특별검사제 수용 ▲ 거국중립내각 구성 ▲ 이정현 지도부 사퇴 등을 요구했던 전날(31일) 회동의 연장선상이었다.

이날 회동에는 권성동, 김성태, 김세연, 김용태, 김재경, 김학용, 나경원, 신상진, 심재철, 안상수, 여상규, 이군현, 이명수, 이종구, 이진복, 이철우, 이학재, 정병국, 주호영, 홍일표, 황영철(가나다순) 등 21명의 중진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특히 친박(친박근혜) 쪽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당권 투쟁'의 일환으로 몰아붙이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황영철 의원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친박·비박 계파적 시각의 당권 노림수라든지, 특정인이 이득을 취하기 위한 모습으로 절대 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오로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당에) 반영시키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 지도부 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두고 각종 '설'들이 떠돌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단 0.1%도 그런 논의나 생각을 해본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결국, 우리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훼손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공작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비대위원장이나 비대위 구성에 대한 문제는 지도부 사퇴 후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친박 쪽에서 '비박계가 당을 떠나라'고 공격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얘기를 했더라도 그는 극히 일부(인사)의 '해당(害黨)'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무엇보다 "초·재선 의원들의 자유로운 정치적 입장 표명을 방해하려는 움직임들이 확인되고 있어 이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내일로 예상되는 의총을 연기하려는 움직임, 의총이 열리더라도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의 노력을 방해하려는 움직임들이 확인되고 있어 내일 반드시 의총이 열려야 한다고 강력히 재차 요구한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그는 즉각 연판장을 돌리는 등 지도부 사퇴를 위한 '집단행동'에는 나서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오늘 회동에서도) 이 대표를 강제로 물러나게 하는 방법보다는 당원과 국민의 입장을 받아들여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다"라면서 "다만 이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약 이 대표가 끝까지 사퇴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더 심각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코너 몰렸다고 무차별 공격하는 건 도움 안 돼"

이정현 대표의 빈 자리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로부터 대표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정현 대표가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비어 있다.
이정현 대표의 빈 자리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로부터 대표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정현 대표가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비어 있다. 남소연

이에 대해 이정현 대표는 이날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이날 당 안팎의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면서 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친박계 5선 중진인 정갑윤 의원은 이날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이런 때일수록 균열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라면서 지도부 사퇴 등을 주장하는 비박계를 비판했다. 그는 "보수의 가치와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합심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코너에 몰렸다고 무차별 공격하는 것은 본인과 당사자 모두에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도부 사퇴 요구는) 지금은 아니다. 우리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면서 "특검을 하든, 거국중립내각을 하든 당이 한 목소리를 내줘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당 소속 의원 중 절반 이상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그것(당 소속 의원 절반 이상 사퇴 촉구하는 것)그건 아니다. 아침에 햄버거 하나 먹으라고 불러서 성명 하나 낸 것"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정 의원도 박 대통령의 추가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겪고 있을 회환과 슬픔도 짐작하지만 이 모든 사태를 감당하셔야 할 것이다. 국민의 슬픔과 분노는 그보다 더 하기 때문"이라며 "대의멸친의 심정으로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하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에 따른 정국 안정화 방안으로 국회의장과 부의장, 각 당 대표, 여야 중진들이 참여하는 '국정 안정화 연석회의' 구성을 제안하며 "야당도 국정운영의 한 축으로서 책임과 해법을 함께 고민해달라"라고 밝혔다.
#이정현 #최순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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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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