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두해전 가을 어느날, 사무실이 뒤숭숭했습니다. "얘기 들으셨어요? L 선생이 아직 출근을 안했대요.""…. 지금…, 10시가 넘었는데?""책상이 깨끗이 치워져 있다는데요.""!!!"핸드폰도 꺼진 상태였고 혼자 자취하는터라 연락할 길이 없었습니다. 아무일 없이 수업을 빼먹을 사람도 아닌 데다가 말끔히 정돈된 책상에 다들 불안해 했습니다. 10시가 넘자 동료들이 일하다 말고 바로 집을 찾아갔습니다. 차는 집 주변에 있는데 옥탑방 출입문은 잠겨있고 결국 119 소방대가 와서 문을 열었는데….나중에 경찰이 핸드폰을 살펴보니 한달이 넘도록 개인적인 통화나 문자가 한 건도 없었답니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심한 우울을 겪고 있었답니다. 그해 모두들 힘들어 했습니다. 이 '우울'은 어느 사회나 전반에 퍼져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크든 작든 겪기 때문이지요. 이 호랑이에게 물리면 눈빛이 달라집니다. 세상이 우울해보이니까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이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기도 하고, 사회와 타인으로부터 심한 고립감을 느끼면서 자기세계 안으로 움츠려들지요. 우울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옵니다. 사업이 잘 안되거나 뜻하지 않게 실직하게 되거나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처음엔 화가 나다가 점점 주눅이 들면서 자신감이 없어지고, 그것이 길어지면 두려움이 커지지요. 어느 순간 세상이 온통 잿빛 하늘로 변합니다. 우울은 일차적으로 자기 내부로부터의 고립입니다. 멀쩡하던 사람이 그 우울로 가는 과정에서 두려움을 겪습니다. 그 두려움의 시작은 무엇인가 소중하다고 여긴 것을 잃으면서 옵니다. 내가 가치를 부여한 소중한 것이 사라져버릴 때 삶의 의미도 함께 사라져버립니다. 희망이 사라진 거지요.그러나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은 대단히 개인적이며, 일면 환상적일 수 있습니다. 지난 추석 명절에 이승엽 선수가 600호 홈런을 달성했습니다. 이승엽 선수가 친 공이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아나운서의 흥분된 멘트가 쏟아집니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빛날 기념비적 600호 홈런입니다!"그리고 동시에 그 의미는 600호 홈런볼에도 부여되지요. 때로 그런 공들이 엄청난 가격이 매겨지기도 합니다. 그 홈런볼은 조금 전까지 마트에 가면 6000원에 살수 있던 흔한 야구공이었는데 말입니다.이 선수에게 야구는 삶 자체일 수 있겠습니다. 이 선수가 어느날 갑자기 부상을 당해 더이상 야구를 할수 없게 된다면 심한 우울에 시달릴 수 있지요. 삶의 의미를 잊어버리니까요.우울에서 벗어나는 길은 지극히 소중히 여겼던 그것 외에도 다른 것에서 또한 그 소중함들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 선수가 야구를 하기 전에는 무엇이었나요. 학생이었나요. 이 선수에게 야구 인생만큼 그 학창시절은 중요하지 않은 걸가요. 만일 이 선수가 은퇴 후 동네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라면집을 운영하면 그것 역시 야구인생 만큼 소중하리라 봅니다. 자신이나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문제만 없다면 말입니다.살면서 우울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무엇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들은 자식일 수 있지요, 사업가는 그 사업일 것입니다. 지휘자에게는 음악일 것입니다. 많은 아버지들에게는 내 가족이기도 합니다. 정치인들은 권력인가요. 부자에게는 가진 재산일 수 있고, 연인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겠지요.모두에게 자신의 '그것'이 소중한 것처럼 저마다 소중한 '그것'의 경중을 따질 수 없습니다. 부자의 재산만큼 연인들의 짝이 소중하지요. 그 연인의 짝만큼 지휘자의 음악이 소중합니다. 그 음악만큼 기업가의 사업이 소중합니다. 어느 누가 내것이 저사람의 그것보다 더 소중하다고 할수 있을가요. 모두가 동등가치의 소중함입니다.그러나 지금 우리는 모두에게 그토록 소중했던 가치들을 일거에 잊어버린 듯한 상실감을 겪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지난한 시절을 겪어오면서도 이 나라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서로 달라도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제 어머니는 선거때면 죽으나 사나 지금의 여당만 찍으셨습니다. 그래도 그분들이 저희 어머니요, 아버지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 '다름'이 아니라 법과 상식을 저버린 정도가 중고생들마저 '아연실색'케 하는지라 거리로 뛰어나오게 하고 있습니다. 그 소중한 가치를 잃은 상실감이 국민들로하여금 분노를 넘어 심각한 우울에 시달리게 합니다. 그 우울을 벗어나려고 거리마다 사람들로 넘쳐나는데, 그 자리에 앉아 무능함을 넘어 할일 안할일 구분 못하는 저능함으로 나라를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이 무지함을 어찌하면 좋은가!… 우울합니다. 큰사진보기 ▲희망큰 상실감을 겪을 때 우울에 빠지기 쉽습니다. 삶의 작은 것에서 또다른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그 우울에서 벗어나는 길일 것입니다. 전경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우울 #무지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전경일 (suboe)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몸'으로부터의 자유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무능, 저능, 무지 그리하야 우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8년 전 "박근혜 퇴진" 외쳤던 서울대 교수 "윤석열 훨씬 심각" '국감 골프' 민형배 의원 고발당해…"청탁금지법 위반"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시퍼렇게 날 선 칼 갈고 돌아온 대통령, 이제 시작이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