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실전시장에서 대담을 하는 장은실 작가
이윤옥
- 자수를 하게 된 계기는? "어려서부터 자수, 바느질, 뜨개질 이런 걸 다 좋아했어요.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야생화 자수를 알게 됐는데 인연을 만났다 싶었지요. 야생화 자수는 프랑스자수나 전통자수에 견주어 좀 더 섬세하고 곱지요. 이런 부분이 저랑 잘 맞았어요."
- 소재를 특별히 들꽃으로 삼은 까닭은? "야생화 자수는 화려하거나 튀지 않아요. 이런 표현 방법이 들꽃이랑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들꽃만을 고집하지는 않지만, 화려한 개량종이나 외래종보다는 우리 꽃이 더 정감 있고 야생화 자수에 잘 맞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 자수가 지닌 매력은? "자수가 지닌 매력은 한둘이 아니지만, 가장 큰 매력은 나를 돌아볼 수 있다는 거지요. 꽃을 찾고 도안 작업, 색 찾기, 수놓기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치유되는 것을 느낍니다. 한 땀 한 땀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마음에 위안을 주지요."
- 자수를 하면서 재미난 일화가 있는지? "매 순간 재미있고 환희를 느껴요. 이른 봄 들꽃을 찍으러 나갔을 때 땅속에서 올라오는 봄의 기운이 느껴져요. 겨우내 얼었던 땅을 밀고 올라오는 작고 여린 새순들을 보신 적이 있나요? 그 여리디여린 맨몸으로 오롯이 혼자 올라오는 순들... 이것이 기적 아닌가요? 한여름 뙤약볕 속의 꽃 색과 소나기 뒤의 색은 완전히 다르답니다. 이런 다른 느낌을 색실로 표현할 때의 기쁨! 물론 힘들 때가 배로 많지요, 그래서 완성 후의 기쁨이 더욱 큰 것 같아요."
- 특별히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야생화 자수 작가로서 제가 추구하는 자수는 시 같은 자수입니다. 이것저것 늘어지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간결하고 소박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지요. 자수가 나를 찾게 해줬고 내가 갈 길을 보여 줍니다. 작업하면서 스스로 성장한다는 것을 느끼고,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지요. 작품 하나하나를 완성해 갈 때마다 힘들지만 그 자체로 위로를 받습니다. 내가 위안 받고 행복을 느낀 것처럼 누군가에게도 잔잔한 미소와 위안을 주는 작업이 계속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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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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