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미국 현지시각) 뉴욕 힐튼호텔에서 대통령 수락연설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연합뉴스·EPA
2016년 11월 9일 오전 7시(현지시각) 현재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 결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인단의 과반수(270표)를 넘은 289표를 얻어 힐러리를 눌렀다.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백악관행을 확정 지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9일(현지시각) 기사(<Why Trump Won: Working-Class Whites>)에서 트럼프가 백인 노동자 계급의 거대한 지지 물결에 편승해 승리했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같은 날 다른 기사(<'Not Our President': Protests Spread After Donald Trump's Election>)에서는 9일 저녁 트럼프의 당선 확정에 저항하는 수천 명의 인파 소식을 다뤘다. 전국 곳곳에서 행진하고, 고속도로를 점거하거나 초상화를 불태우고 분노의 슬로건을 외쳤다는 소식이다. 선거 기간 동안 숱한 성추문 스캔들과 인종·여성 비하 발언, 탈세 의혹까지 번져 부정적 이미지가 컸던 트럼프의 당선 확정 소식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놀라움에 빠트렸다.
'미국 우선주의' 아래 한반도 아시아 정책은?"우리는 세계의 경찰국가를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입니까? 다른 사람들이 미국을 우습게 보는 것을 멈춰야 할 때입니다."트럼프는 선거 기간 줄곧 한미동맹이나 북핵 문제 등 동아시아 안보 정책에 대해 소극적인 견해를 밝혔다. 당선을 확정 지은 뒤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나눈 전화통화에서도 이렇다 할 비전을 내놓지는 않았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공개한 통화내용은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 할 것이며 북한의 불안정성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한국과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이라는 의례적인 수준에 그친다. 트럼프의 대아시아 군사 안보철학은 대선 유세 기간 중 간간이 내비친 그의 발언에서 찾아보는 게 쉽다.
지난 4월 5일 위스콘신주 로스차일드 유세에서 트럼프는 "미국은 지금까지 여러 나라의 안보 질서를 책임져 왔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앞으로 미국이 제공한 모든 안보 비용을 받아 낼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 3월 28일에는 CNN 앵커 앤더슨 쿠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발전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에 대한 두 국가 스스로의 책임감을 좀 더 가져야 한다"는 위험천만한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반세기 넘게 유지해온 미국 외교 정책과 정면충돌할 뿐 아니라 아시아 평화를 깰 소지가 큰 발상이다.
한국에서의 안보 지휘 역할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은 꽤 뿌리 깊어 보인다. 더디플러맷의 기사(<Donald Trump's Problem With the US-Korea Alliance>)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3년에도 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올린 비디오에서 불만을 터뜨렸다.
"언제까지 미국이 정당한 대가 없이 북한으로부터 남한을 지켜줘야 하는가?"
한편, 지난 5월 17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기꺼이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는가. 미국에 철저하게 대항하는 김정은과 미국 우선주의 장사꾼인 트럼프가 실리라는 대목에서 뜻밖에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결코 적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역할이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이 대목에서 트럼프도 비슷한 입장을 보인다.
"중국은 북핵 문제를 풀어야만 하고, 미국은 중국이 그 문제를 해결하게끔 압력을 넣어야 한다. 만약 중국이 문제 해결에 힘쓰지 않는다면 미국은 중국 무역 등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미국 시민권자를 위한 '아메리칸 드림', 한국인에게 부정적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