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작전 헬기 '와일드캣' 시험평가서 허위작성 혐의는 무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해상작전 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희(63) 전 합참의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핵심 의혹이었던 와일드캣의 시험평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뇌물 수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는 18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장에게 징역 1년 및 벌금 4천만 원을 선고하고 500만 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최 전 의장은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함께 기소된 무기중개업체 S사 대표 함모(60)씨는 징역 2년 및 추징금 1천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함씨로부터 총 7천여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배임수재)로 기소된 정모(62) 전 국방과학연구소장에게도 징역 3년과 벌금 6천만 원, 추징금 7천200여만 원이 선고됐다. 두 사람은 최 전 의장과 함께 법정구속 됐다.
재판부는 "장수의 '장'에는 여러 의미가 있는데 '엄격함'이라는 뜻도 가진다"며 "국군 최고 지위에 있는 최 전 의장은 스스로에게 엄격함으로써 기강을 확립할 지극한 책임이 있는데도 그 책임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최 전 의장이 합참의장으로서 직무와 관련해 무기중개업체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함으로써 방위산업의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기대가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뇌물로 받은 돈 대부분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반환했고, 수십 년 동안 군인으로 복무하며 국가에 헌신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최 전 의장은 아들을 통해 함씨로부터 뇌물 2천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최 전 의장의 아들은 사업비 2억 원가량을 함씨로부터 지원받기로 하고 2014년 9월 2천만 원을 받았다.
최 전 의장은 재판에서 아들이 투자금으로 받은 돈일 뿐 뇌물이 아니었고 아들이 돈을 받은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 전 의장과 함씨는 1년 2개월 동안 11차례 통화했는데, 이 가운데 7건이 돈이 오간 2014년 9월에 집중됐다"며 "아들이 사업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을 최 전 의장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최 전 의장의 아들이 투자금을 받으면서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원리금 회수나 투자수익 분배 관련 약정도 맺지 않았던 점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다만 최 전 의장이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와일드캣(AW-159)이 해군의 작전요구 성능을 충족하는 것처럼 허위 시험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실무진에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최 전 의장은 시험평가 결과서를 결재하지 않았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받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험평가서가 허위로 작성됐다고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또 "검찰이 낸 증거만으로는 와일드캣이 실제 작전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기 어렵고, 시험평가 보고서가 허위로 작성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