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국가예산 확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석철
지난 3일 국회가 2017년 국가 예산을 확정했다. 조선업 불황과 태풍, 지진 피해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울산의 내년 국가예산확보액은 2조 5074억 원으로 역대 최대이면서 3년 연속 국가예산 2조 원 시대를 이어가게 됐다.
울산의 내년 예산은 지난해보다 1971억 원(8.5%), 올해 신청액 대비 1696억 원이 늘은 것으로, 정부의 신규예산 반영 억제방침에도 신규사업 54건 658억 원을 반영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예산확보는 아이러니하게도 최순실 게이트가 불러온 여야의 협치에 기인했다는 평이다.
당초 울산지역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최순실, 차은택 예산 등이 배제되면서 결국은 국가 예산이 쓰여야 할 곳에 제대로 배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러온 여야 협치 '울산 예산 확보'김기현 울산시장은 5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산 확보에 대해 "매우 나쁜 여건이었지만 비교적 만족스런 성과를 거뒀다"면서 "예산이 도시의 힘이고, 미래라는 점에서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반겼다.
특히 "국가예산 사업 발굴에서부터 정부안 편성, 국회 의결까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성원해주신 시민과 여야 정당 등에 감사드린다"면서 이례적으로 무소속 국회의원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울산 지역 6명의 여야 국회의원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기도 했다.
김기현 시장은 앞서 최순실 게이트로 예산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되자 지난 28일 이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에 협조를 요청했고, 민주당은 이를 흔쾌히 승낙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울산시당도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에서 (민주당은) 단 1명의 국회의원도 없어 아쉽지만, 이번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과정에서 울산의 지속성장을 위해 원내외를 따지지 않고 나섰다"면서 "앞으로도 울산의 지속성장과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사업을 위해 여야를 넘어 실사구시의 자세로 적극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예산 확보는 전쟁에 비유될 만큼 언제나 힘들지만 올해는 더 힘들었다. 지역적인 여건도 최악이었고, 정부와 국회 상황도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김 시장은 "(울산의) 국가예산 사업을 준비할 때는 조선업 위기가 본격화되었고, 정부안이 편성된 이후에는 지진과 수해, 대형사고가 이어졌으며 국회 심의·의결을 앞두고는 소위 최순실 사태가 발생해 정부와 국회를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은 고사하고 만나기조차 쉽지 않았다"면서 "시장에 취임한 이후, 국가 예산확보를 위한 활동은 세 번째인데 올해만큼 힘들고 조바심 나던 적은 없었고 그래서 더 의미가 컸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숙원사업인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비용 280억 원을 전액 국비로 확보했고, 제2실내체육관 건립(84억 원), 지방노동위원회, 권역별심뇌혈관센터, 반려동물문화센터 등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도시의 품격을 높일 기반시설 확충에 탄력을 더하게 되었다"면서 "도로와 울산신항개발, 울산신항인입철도 등 SOC 예산 1조 5559억 원을 확보해 교통혼잡비용 감소와 교통망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창조경제 가속화를 위한 조선해양기자재 장수명기술센터, ICT 융합 Industry 4.0, 그린자동차 부품실용화 및 실증지원, 자동차-화학융합산업 기술개발, 비식용 그린카본 바이오슈가 대량생산 기술개발 예산도 필요한 금액만큼 삭감 없이 반영되었다"며 "또한 태풍 차바' 피해 복구와 관련해 국가지원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 지방비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확정된 국가예산을 디딤돌로 삼아 2017년을 울산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도약하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예산안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울산지역 공약인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산재모병원' 건립을 위한 국비는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미통과 사업에 대한 예산 반영 불가 방침'으로 확보하지 못해 논란이 예산된다.
"울산경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반 마련"민주당 울산시당도 이날 오후 2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울산시 국가예산이 국회 감액 없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5074억 원이 통과되어 환영한다"면서 "수출부진과 내수침체에 빠진 울산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어서 시민과 함께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의 국가예산 2조5074억 원은 위기의 울산을 극복하기 위한 기초 재원"이라면서 "그러나 예산집행을 맡은 울산의 행정은 새누리당 일색이며 특히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맡은 시의회조차도 단 1명의 야당 의원만 있을 뿐이다. 불편부당한 원칙을 가지고 울산시가 예산의 투명한 집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국회의원으로서 첫 예산 확보에 나선 무소속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도 "2017년 예산안 중 (지역구인 북구의)동해남부선(울산~포항) 복선전철화 사업 3375억 원, 옥동-농소간 도로 162억 원, 산업로 62억 원, 북부경찰서 73억3천9백만 원, 굴화·강동 하수관로 정비사업 60억 원 등 총 3755억3천9백만 원이 확보됐다"고 전했다.
이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관 사업 중 울산지역 사업으로 조선해양 R&D ICT융합 인더스트리 사업은 121억9천5백만 원 확정, 자동차 화학 융합산업 기술개발 사업은 15억 원, 울산게놈프로젝트 사업 17억 원 등이 확정되었다"고 덧붙였다.
무소속 김종훈 의원도 "울산동구의 주요국비사업예산은 총 231억 원이 반영되었다"면서 "방어진항 재생을 위한 원점지역재창조사업(4억 원), 방어진항 이용고도화사업(4억 원), 일산진마을 새뜰마을사업(72억 원), 고늘지구 연안정비사업(10억 원), 조선해양ICT융합사업(142억 원)에 총231억 원의 국가예산이 최종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 동구는 조선해양ICT융합사업예산이 국회심의과정에서 12억 원 증액 반영되었고, 다른 동구의 국비사업은 국회심의과정에서 삭감 증액없이 울산동구 정부안대로, 산업부소관 울산국비사업예산으로 (김종훈 의원이)관심을 갖고 상임위예비심사에서 증액을 위해 노력했던 울산 핵심산업관련 예산은 440억 원으로 확정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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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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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조마조마하던 울산 예산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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