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현직 총리 최초로 미국 진주만 방문

26~27일 오바마와 진주만 방문... 전쟁 희생자 추도

등록 2016.12.06 09:09수정 2016.12.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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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하와이 진주만 방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하와이 진주만 방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NHK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공습했던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전격 방문한다.

일본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6~27일 하와이를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함께 진주만을 방문해 전쟁 희생자들을 추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쟁 사죄 아닌 미일 동맹 '과시용'

아베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애리조나호 기념관'에 헌화하고 추도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일본의 현직 총리가 진주만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은 인도차이나 진격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에 반발하며 1941년 12월 8일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군 함대를 선전포고 없이 기습 공격했고, 이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동안 아베 총리를 비롯한 역대 일본 총리들은 침략 전쟁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보수 세력의 반발을 고려해 진주만 방문을 거부해왔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지난 8월 진주만의 애리조나 기념관에 헌화한 적이 있으나, 일본 정부는 개인 자격으로서 방문한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히로시마를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이 결정됐다.


진주만 가면서 위안부 문제는 외면?

아베 총리는 "이번 진주만 방문은 전쟁 희생자 추도를 위한 것"이라며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일본의 동맹과 화해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이번 정상회담은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노력해온 결실"이라며 "더구나 두 정상의 진주만 방문은 과거의 적이라도 서로 공통의 이익과 가치에 의하여 가장 긴밀한 동맹국이 될 수 있다는 화해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양국의 긴밀한 미일 동맹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는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수천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아베 총리가 진주만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나 난징 대학살 등에 관한 일본 정부의 명확한 책임과 사죄를 거부하고 있는 아베 총리가 진주만을 방문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의 외교적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진주만 #2차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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