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중 79명만 참석 '사실상 거부'...16일 재선거도 장담 못해
인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선출이 무산됐다. 이윤성 전 국회의원이 단독후보로 출마 했지만 투표율이 과반을 넘지 못하면서 선거가 무산됐다. '정피아' 논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 된다.(관련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68181)
인천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7일 13대 회장을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재적인원 179명 중 79명만 참석해 투표수가 과반을 넘지 못하면서 선출이 무산됐다. 이는 회원들이 이 전 의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윤성 전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3개월 전에 협의회 회원으로 등록함으로써 겨우 후보추천 자격을 얻었다. 사회복지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이 전 의원이 회원자격을 얻자마자 회장후보로 출마한데 대해 반발이 컸다.
게다가 이번 임시총회를 앞두고 이 전 의원이 출마하자 그동안 후보 등록을 염두에 뒀던 여러 인사들이 일찌감치 포기하면서 '정(政)피아'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사회복지 전문성이 없고, 경력조차 없는 후보"라고 지적한 뒤, 특히 "전문성 없는 '정(政)피아(정치인+마피아)'가 사회복지협의회 기반을 흔들 인천시의 인천복지재단 설립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인천복지재단 설립 문제는 인천사회복지계의 민감한 화두다. 인천복지재단은 민선 4기(시장 안상수)와 5기(시장 송영길) 때도 추진하다가 사회복지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 됐는데, 인천사회복지협의회와의 '기능 중복'이 핵심 문제였다.
그런데 민선 6기 유정복 시장이 다시 복지재단 설립을 밀어붙이면서 사회복지계, 시민사회단체와 2년 넘게 갈등을 빚고 있다.
한정 된 재원으로 복지사업을 펼치기 마련이라 재단이 설립 될 경우 지역의 사회복지계는 복지재단으로 쏠림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복지사업 대부분을 시 예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공개적인 비판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시민단체는 기능 중복에 따른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인천복지재단 설립은 이미 행정자치부로부터 '기능 중복'을 지적받았다. 행자부는 올해 6월 시가 제출한 복지재단 설립 계획에 대해 "(인천복지재단의) 네트워크와 교육 기능은 시와 인천사회복지협의회의 기능과 중복되고, 모금 기능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일부 기능과 중복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 임시총회를 앞두고 지역의 사회복지업계와 시민단체는 단독출마 한 이윤성 전 의원이 인천복지재단 설립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임시총회 현장에는 전과 달리 "후보검증과 찬반투표 실시하라"는 벽보가 붙었다.
인천사회복지협의회 구성원들은 전문성 없는 '정피아' 논란 낙하산 인사가 협의회 존립기반을 흔들 유정복 인천시장의 '인천복지재단 설립'을 막는 데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총회를 무산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선거 재공고하고 경선 실시해 검증된 인물 뽑자"
한편, 정족수 미달로 선거가 무산되자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임시총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하지만 단독으로 출마한 이 전 국회의원에 대한 '정피아' 논란이 계속 되고 있어 16일 다시 임시총회를 한다고 해서 정족수가 채워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선관위는 16일 임시총회 때도 선거가 무산되면 회장선거를 재공고 하기로 했다. 선거 재공고를 하고 후보등록을 받는다는 것이다. 대신 '이윤성 후보는 후보등록을 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다른 후보가 등록하면 경선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선거가 무산된 데 대해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회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8일 공동성명을 내고 "선거가 무산 된 민심이 무엇인지 이윤성 후보는 알아야 한다"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촛불민심은 주권자들의 자기 주권에 대한 자각과 주권회복에서 출발했다. 회원들은 인천시와 민관협력 파트너로서 주체성 확보, 권익옹호, 인천복지재단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해 후보의 비전을 충분히 듣고 찬반여부를 판단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뒤 "이윤성 후보는 검증을 피하려 '추대'라는 꼼수를 부리기보단 인천의 사회복지발전에 헌신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며 "선거를 재공고 하고, 후보 간 민주적인 경선으로 인천사회복지에 대한 비전이 있는 인물, 회원한테 검증된 인물이 신임 회장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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