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교민들과의 다과회 참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총영사관이 주최한 이임 기념 다과회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보수의 본산'이라는 입지를 잃어버리면서 반 총장은 대선주자가 즐비한 더불어민주당이나 진보 성향의 정의당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당을 택해도 이상하지 않게 됐다. 안철수를 빼고는 지명도 있는 대선주자가 없는 국민의당에서 "반기문 측근이 '국민의당에 굉장한 매력과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박지원 원내대표)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반기문 마케팅'에 기댄 측면이 있다.
새누리당 대선주자 중 당 잔류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사람은 대구 지역구의 김문수 전 지사 뿐이다. 20% 안팎의 여론 지지를 받는 반 총장이 비박신당에 합류할 경우 '불임정당 = 새누리당' 이미지가 굳어지며 비박신당이 보수정당의 적통으로 부상할 공산이 높아진다.
▲ 비박신당과 국민의당의 동거는 가능할까?새누리당 비박과 국민의당이 손을 잡는 시나리오는 여의도 정가에서 가장 솔깃하면서도 편하게 얘기할 수 없는 소재다.
국민의당은 창당 2개월 만에 '교섭단체 구성'이라는 성과를 올렸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구도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폭발한 탄핵 정국에서도 국민의당 지지율은 12%(한국갤럽 12월 셋째주 정례조사)에 머물러 반사이익을 거의 챙기지 못했다. 비박신당도 탈당이라는 비상시국이 정리된 후에는 야당, 특히 민주당의 집권을 저지할 정도로 몸집을 키워야하다는 현실적 과제에 봉착하게 된다.
가장 손쉬운 복안은 양측이 대선 국면에서 힘을 합치는 것이다. 합당시 새누리당에 버금가는 3당으로 부상할 수 있고, 대선후보 경선도 훨씬 역동적으로 치를 수 있다. 영호남 정치세력의 결합으로 우리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감정을 완화할 모멘트를 만들 수 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16일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현재의 국면과 현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 자체 역량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연대가 필요하다. 과감하게 제3지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박신당과의 연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일평생 상대방을 지지한 적이 없었던 각자의 지지층을 단기간에 달랠 수 있느냐다. 화약고는 양당의 대북정책이다. 사드 배치나 대북 지원 등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물과 기름의 관계'였기 때문에 단기간에 갈등을 풀 수 없다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국민의당의 한 당직자는 "지금의 3당, 4당 체제로는 한국정치의 패권 청산이 어려우니 아예 판을 바꾸라는 (정계개편) 요구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하면서도 "김대중이 만든 핵을 이고 살 수 없다고 떠들던 분들과 합친다고 할 때 호남 유권자들 반응은 너무 명확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같은 당 이상돈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그나마 '알짜들'만 골라서 나왔다"고 탈당 사태를 평가하면서도 "지금으로서는 양측의 합당을 이끌 동력이 어디에도 없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도 없다고 본다. 비박들도 내년 대선보다는 차차기 대선을 위해 힘을 키우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정치권에서는 평소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분을 드러내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비박 김무성 전 대표가 양측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 개헌으로 '대동단결'은 가능한가?개헌은 대통령 임기말 국회의 '고정 레퍼터리'였다. 올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제왕적 대통령제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부각시키며 개헌의 동력을 만들려는 흐름들이 있다.
지금의 대선주자 그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김종인 등 민주당 비주류나 차기 대선을 기대하기 힘든 새누리당 친박, 비박신당의 김무성 전 대표, 민주당을 나온 손학규 전 대표,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정도가 손에 꼽힌다.
이들은 "개헌은 의지의 문제"라고 역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 개헌의 딜레마를 가장 깔끔하게 정리한 사람은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다.
개헌을 하려면 국회의원 200명을 모아야 하는데, 개헌론자들도 각론으로 들어가면 내각책임제와 대통령 4년중임제로 나뉘어져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4년 중임제 하자는 사람들의 절반은 대통령 권한분산에 관심이 없고, 내각제론자들 절반은 선거구제 개편에 관심이 없더라. 개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자기 임기 줄여가며 희생할 각오가 없으면 동력이 생기지 않는다. 토론 한번 하게 되면 개헌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다..(중략)... 내각제 개헌론자들 아무리 따져도 70,80명인데 어떻게 한두 달 내에 200명을 만드냐?"(14일 기자간담회)다만, 개헌 자체의 성패와 상관없이 개헌 논의 자체가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공감하는 의원들은 많다.
비박신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정병국 의원은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국민의당과 합당 하거나 당을 같이 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도 "먼저 분권형 개헌에 있어서 연대를 하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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