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가 꿈꾸는 지역 공동체 경제의 개요
모아
모아는 '공동체경제'의 구상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팟캐스트도 제작했다. 11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모두 일곱 차례 방송을 했는데, 2회차인 '공동체경제 전격해부, 공동체경제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는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홍기빈 소장이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모아'라는 이름을 지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자본이라는 것의 요체는 관계다. 대안화폐를 주고받고 관계가 형성되면 뭐라도 해보자는 의기가 생겨나고, 지금껏 사용해보지 못한 자원을 한 번 사용해볼 수 있게 된다. '관계'가 곧 자본인 셈이다. 이제부터 우리 앞에 펼쳐질 세계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 마음으로, 더 큰 포부를 가지고 없던 가능성에 도전하길 빈다."대안화폐를 쓰는 공동체가게들은 이 새로운 경제 모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매출과 수익 증대에 대한 기대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보다는 무한경쟁 시장에서 나를 지켜줄 든든한 '경제 연대'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사실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윤성일 대표도 공동체가게들 사이의 협력과 연대를 이어가기 위해 애쓴다. 행여나 있을지 모를 '둥지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을 비롯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주길 바란다. 공동체가게끼리의 이러한 협력과 연대는 대안화폐가 가져온 또 하나의 결실이다. 스마트폰에서 mapo.network(마포.네트워크)를 누르면 어떤 공동체가게가 어디에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마포의 새로운 '대안 소비지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 목표는 '공동체 은행'을 세우는 것경쟁과 탐욕의 시대에 맞서 단단한 공동체로 든든한 대안 경제를 만들어보려던 '모아'의 실험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를 만들어 냈을까.
대안화폐 사용자 300명에 총 사용액은 4100여 만 원, 그 사이 쌓인 공동체기금도 100만 원을 넘어섰다. 공동체가게를 10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최근 망원시장 상인모임에서 시장 전체가 공동체가게로 가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좋은 소식도 들린다. 망원시장 전체가 거대한 공동체가게가 되는 셈이니 이렇게만 되면 대안화폐 사용자도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대안화폐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능동적 소비로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번 실험의 1단계 목표라면, 다음 단계는 이렇게 형성된 관계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잉여자금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잉여자금운동'은 말 그대로 남은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모아두고, 또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새로운 대안을 찾는 운동이다. 지금까지는 잉여자금을 각자가 시중은행에 모았다면, 이제부터는 공동체를 위해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모아'의 생각이다.
'모아'는 지난 1년 동안 기금실행분과를 두고 이를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왔다. 이번 실험으로 어느 정도의 유동성자금이 생기면서 조금 더 속도를 내기로 했다. 2016년 12월 300명의 약정자 모집을 시작으로 공동체은행을 향한 '모아'의 새로운 도전이 막을 올리게 된다. 공동체은행이 만들어지면 신용카드 대출을 탕감해주는 일도 해볼 계획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이 좌표를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면 대한민국도 다시 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는 요즘,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든든한 공동체를 향해 '작은 이정표' 하나 세워가고 있는 '모아'의 도전이 더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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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옆 앞 '기찻길옆골목책방' 책방지기.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수도권에서 살다가 2022년 전북 익산으로 이사해 지방 소멸의 해법을 찾고 있다. <로컬 혁명>(2023), <로컬꽃이 피었습니다>(2021), <슬기로운 뉴 로컬 생활>(2020), <줄리엣과 도시 광부는 어떻게 마을과 사회를 바꿀까>(2019), <나는 시민기자다>(2013) 등을 썼다.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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