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출근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진행중인 박영수 특검이 2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이 아닌 '주사 아줌마'로부터 주사를 맞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다.
박 대통령이 김영재 성형외과 의사,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등 '비선 의사'뿐만 아니라 무자격자로부터 불법 의료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세월호 7시간 의혹' 등과 맞물려 큰 파문이 일 수 있어 주목된다.
특검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와의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신원이 불분명한 '주사 아줌마'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호성 전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진행한 결과, 이영선 행정관이 정 전 비서관에게 2013년 5월 무렵을 전후해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대여섯 차례 이상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이 문자 메시지들이 발견된 휴대전화는 지난 10월 검찰이 정 전 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해 나온 휴대전화 가운데 한 대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외부에서 '주사 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로 불린 인물들을 청와대에 수차례 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자 메시지가 오간 시각은 밤 10시 전후였다고 한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비선 진료' 의사인 김상만씨가 청와대 공식 자문의가 되기 전 같은 방식으로 그를 청와대에 '보안 손님'으로 들여 박 대통령을 진료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특검팀은 이 '주사 아줌마'가 박 대통령을 진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수사를 진해 중이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보안 손님'으로 들어간 인물이 '주사 아줌마'로 불렸다는 점에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인물이 불법 의료행위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씨가 자신과 가까운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가 청와대에 들어가도록 주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최씨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와 육아도우미를 각각 소환 조사해 최씨가 집에 주사기와 태반주사 앰플 등을 다량 보관하면서 집으로 일주일에 한 번가량 '주사 아줌마'를 불러 주사를 맞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은 지난 26일자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최씨 집에는 주사기와 태반 앰풀 등이 한 상자씩 보관돼 있었다. 주사 아줌마가 일주일에 한 번 찾아와 주사를 놓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최씨의 오랜 인연 등에 비춰볼 때 최씨가 집으로 수시로 부른 '주사 아줌마'가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속 '주사 아줌마'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의 신원 파악에 나선 상태다.
다만 최씨와 정 전 비서관 등은 이들의 신원 규명과 관련해 아직은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주사 아줌마' 수사를 통해 지금껏 공백으로 남은 청와대 '비선 진료'와 관련한 핵심 의혹을 풀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마약류로 지정된 일부 향정신성 의약품을 비롯해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 최씨가 자주 맞던 다량의 의약품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청와대 주치의, 자문의, 조여옥 대위 등 의무실 관계자 등은 박 대통령에 대한 처방과 처치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바 있다.
김상만 전 원장은 자문의로 임명되기 전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을 처방했다. 그런데 청문회장에서 박 대통령을 '그분'이라고 지칭하면서 주사제를 직접 전달하고 투약하는 법을 알려줬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 처방은 있는데 도대체 누가 이 주사를 놓은 것인지 의문이 증폭된 바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씨의 프로포폴 중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씨에게 처방된 프로포폴이 실제 모두그에게 투약 된 것인지, 김영재의원에서 정상적으로 투여됐는지, 최씨 이름으로 처방된 프로포폴이 다른 이에게 흘러가지 않았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최씨는 2013년 10월께부터 올해 8월까지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일주일에 한 번꼴로 김영재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고, 병원을 찾을 때마다 거의 항상 프로포폴을 맞았다. '최보정' 이름으로 받은 진료는 136회로 나타났다.
특검 관계자는 "최씨 가사도우미 등을 조사해 '주사 도우미'의 존재에 관해 증언을 들은 상태"라며 "향후 관련 의혹 수사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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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아줌마' 청와대 들락날락... 특검, 최순실 연관성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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