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목록 체크장 봐야 할 목록을 회의를 통해서 작성하고, 실제 장을 보는 모습
황왕용
각 팀별로 12월 15일, 16일, 19일 어르신을 찾아뵈었다. 프로그램이 따로 정해진 것은 없었다. 팀별로 알아서 장도 보고, 댁에 가서 어떻게 할지도 알아서 하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사전 독서를 해서일까? 할머니와 너무나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장면을 보기도 했고, 어떤 팀은 밥을 한상 차려와 같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의 소감문 몇 줄을 그대로 옮겨본다. 참고로 소감문은 학교 메신저를 통해 선생님들에게 실시간으로 뿌려졌고, 그 여파로 김혜원씨의 책을 찾는 선생님과 학생이 많아졌다.
'김OO 할머니를 만나러 가기 전에는 '아무리 독거노인이시지만 책에 나온 분들보다 힘들게 사시진 않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할머니처럼 나름 사실 줄 알았는데 만나서 지내시는 환경도 보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 한 분도 더 잘살고 못산다 할 수 없다고 느꼈어요. 할머니께서 연세가 87세라고 하셨을 때 보기보다 나이가 많으셔서 놀랬고(훨씬 젊어보이셔요!) 징용 때문에 일찍 시집보내진 이야기하실 때는 '살아있는 역사시다!'라고 감탄했어요. 할머니 이야기 듣다가 울컥하고 마지막에 할머니 안아드리면서 인사하고 나올 때 또 울컥했어요. 할머니께서 연세에 비해 정정하셔서 다행이고 아플 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방바닥이 진짜 차고 창고 쪽도 추워서 안타까워요. 내 집은 정말 따뜻하고 안락한데 할머니는 바람소리 낙엽 굴러가는 소리까지 들리는 곳에서 주무신다는 게 비교되고 감사함을 느꼈어요. 할머니께 이름 쓰는 법을 가르쳐 드린 거 잘한 것 같고 다행이에요. 학원가기 싫었던 마음이 사라지고 감사하게 학원 갔어요. 기회가 되면 선생님 친구들과 또 찾아뵐 수 있길 바라요.' - 순천신흥중학교 2학년 윤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