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와 똑같은 논리로 ‘이재용 구속 우려’ 전한 KBS(1/14)
민주언론시민연합
KBS의 이런 태도는 본격적으로 '이재용 살리기'에 나선 일부 경제지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해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는 14일 자 사설 <이재용 수사 특검에 또 한 번 과잉금지 원칙을 강조한다>에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깜짝 놀랄 만큼 좋은 영업실적을 잠정 발표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살얼음판 같은 상황" "갤럭시 노트7 단종사태에 이어 미국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이 언제 어떤 충격을 가할지 가늠하기 힘들다"라고 주장해 KBS와 비슷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는 다른 방송사들의 해석과 크게 대조됩니다. 꾸준히 '삼성 리더십 부재 우려'를 보도하고 있는 TV조선도 <이재용 결국 구속되나?>(1/14 http://bit.ly/2jxcYEB)에서 "이재용 부회장 영장에 경제적 영향력도 고려하는지?"라는 기자 질문에 "어쨌든 특검 입장에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할 뿐 그런 부분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이규철 특검보의 모습을 보여주며 특검의 구속 의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검의 장고에 대해서는 "특검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수사가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입증입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하려면 돈을 줬다는 삼성의 뇌물죄가 먼저 입증이 돼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수사를 위한 절차로 분석했습니다. MBC‧SBS‧JTBC‧채널A‧MBN도 모두 똑같은 내용을 1건씩 보도했습니다.
SBS는 15일 <삼성, "정유라 지원설 싹 자르자" 제안>(1/15 http://bit.ly/2jSPjlf) 등 2건의 단독보도에서 2015년 11월, 삼성이 지원한 말을 정유라가 탔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런 소문은 나자마자 싹을 잘라야 한다"며 말을 팔고 재구매하여 지원하겠다고 한 이메일을 보냈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MBC는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서 비롯된 이른바 '오너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까지 언급했습니다. KBS만 '이재용 부재에 따른 경제 타격'을 강조한 것입니다.
6. 과도한 반기문 띄우기 행태, MBN은 '반파라치'?반기문 총장을 띄우는 방송사들의 '대통령급 예우' 보도는 위험수위에 달했습니다. 12일 귀국 보도에 이어 '친서민 행보'를 일거수일투족까지 조명하고 반 총장 발언을 받아쓰는 등, 검증을 배제한 '무조건 띄우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JT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가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MBN은 점입가경입니다. MBN <외부인과의 첫 식사>(1/13 http://bit.ly/2iqpzrl)는 "신분증에 새 도로명 주소 스티커를 부착한 뒤 직원들과 악수" "청년들과 김치찌개로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귀국한 뒤 첫 외부인과의 식사를 다름 아닌 젊은 층과 함께한 것" "취업 등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는 입국 전 언급들을 우회적으로 실천" "오후에는 은행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 등 낯 뜨거운 '친서민 반기문 동행 취재기'를 읊었습니다.
MBN <효심과 민생 행보 '강행군'>(1/14 http://bit.ly/2jd0YIw)은 이미 제목에서 반 전 총장의 '효심'까지 명시했습니다. 최은미 기자는 "눈물을 닦으며 거실로 나오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어머니"라며 고향을 방문해 어머니를 만난 반 전 총장을 화면으로 보여줬고 반 전 총장이 "아들 부부에게 큰 절을 받"는 모습까지 조명했습니다. 이어서 "손을 꼭 잡고 효도하겠다는 아들의 말에 목이 멥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반 전 총장의 '효심'을 연신 강조합니다.
이후 '민생 행보'로 주제를 바꾸더니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앞치마를 두르고, 죽도 직접 떠서 먹여" 드리는 반 전 총장을 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MBN이 긍정적으로 이렇게 묘사한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의 경우, 반 전 총장 본인이 턱받이를 하고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죽을 떠먹여 드려 '간호의 기본도 모르는 친서민 코스프레'라는 빈축을 샀습니다. 이날 반 전 총장의 이런 행보에 수많은 매체가 카메라를 들고 동행했으나 방송사 중에서는 MBN만 이런 보도를 냈습니다.
물론 이런 '반파라치 행태'가 MBN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TV조선 <단독/마포 캠프 첫 방문, 핵심 인사 상견례>(1/13 http://bit.ly/2iv3zPr)는 "오늘 대선 캠프 핵심인사들과 이곳에서 상견례를 할 때도 공개하지 않았던" 반 전 총장의 마포 캠프를 단독으로 촬영했다고 앵커와 기자가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보도인데요. 정작 보도된 내용은 "138제곱미터, 42평형 규모"라며 '반기문 캠프 사무실 규모'를 전하고 "사무실 안팎에서 김봉현 전 대사, 이상일 전 의원, 배준영 전 국회대변인 등과 마주쳤"다며 취재기자가 마주친 인사들을 읊는 수준입니다. 이 보도에도 "사당3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했고, 청년, 주부 등과 김치찌개 오찬" "마포 사무실 맞은편 은행에 들러 예금 통장을 개설" 등 '반파라치 취재기'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7. '반파라치' MBN, 문재인과 반기문 비교하다 무리수까지MBN은 반기문 전 총장과 경쟁 관계에 있는 문재인 대표도 '대선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식의 묘사를 하려다 무리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MBN <'외곽조직 다지기' 맞불…반풍 차단>(1/14 http://bit.ly/2jLCBAx)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취약점인 '외곽조직 다지기'로 제대로 맞불을 놓았"다면서 문 전 대표의 '더불어포럼' 창립식을 전했습니다.
송주영 기자는 "전문가와 시민들이 주축이 된 조직으로, 300여 명이 모여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한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더불어 포럼'은 이미 지난해 10월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창립준비위원회를 꾸렸고 11월에는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가진 시민모임으로서 반 전 총장 견제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MBN은 '반풍 차단'이라는 제목까지 뽑아 마치 문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창립식을 가진 것처럼 왜곡한 겁니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300명 정도가 모인 행사를 '대선 출정식'이라고 규정한 것도 무리수입니다.
정작 MBN 스스로 같은 날 보도인 <반기문 '충청 대망론' 출정식>(1/14 http://bit.ly/2jxfnyK)에서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환영행사는 약 2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반 전 총장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웠"다며 2000명이 모인 반 전 총장 환영 행사를 '출정식'으로 묘사했습니다. 2000명이 모인 '반기문 충청 대망론 출정식'을 300명이 모인 '문재인 지지 시민 모임'과 동일시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