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보강공사 진행경과진행경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경호
그런데 아이디어로 출발한 공법을 확정하는 데 불과 3개월여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2015년 3월 1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내진보강요구가 있고 난 뒤 7월 내진 공사 방법을 확정했다. 공사 방법이 확정된 이후 시공업체를 선정했다는 과정과 비교하면 설계업체의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기적 검증이 필요하다. 아무튼, 원전시설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철저한 검증과정이 필요하다. 수많은 고려요소를 3개월 만에 검토하고 방법을 확정할 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하나로 원자로 내진 보강 공사 방법이 확정된 것은 2015년 7월이지만 내진보강검사 검증 시기는 2016년 2월 29일에서야 진행됐다. 거기에 착공일은 2016년 2월 15일이다. 착공 이후에 내진보강검사 검증을 진행한 것이다. 최대한 안전을 책임져야 할 원자력연구원이 검증도 하지 않은 채 착공을 한 것이다.
그 전 설계과정 역시 9월에 설계업체를 선정하여 약 1월까지 모든 설계를 완성했다. 시뮬레이션까지 검증을 마쳤다고 하니 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사전조사와 방식 확정 설계와 시뮬레이션까지 검증을 마친 것이다. 단순한 아이디어가 시공되기까지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는 게 가능한 것인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실제 시뮬레이션만으로 설계를 완공한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실제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대한 원자력연구원은 공사와 동시에 인허가 과정 중에 추가로 요청된 보강방법에 대한 검증 실험을 별도로 실시한 것이며, 변경허가 승인 전까지는 공사를 위한 준비 작업(비계설치, 건물 외장재 철거, 내부기기 보양 등)만을 진행했으며 본 구조 공사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이 떨어진 뒤에 진행했으니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로 내진보강공사 방법(설계)은 원자력 발전소에 사용하는 구조설계용 전산 코드를 이용해 전문회사에서 설계했으며 시뮬레이션으로 확인되었으니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추가 검증까지 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태도다.
하지만 원자력 선진국인 해외는 우리나라와는 매우 다르다. <중도일보>의 취재 결과, 프랑스 연구용 원자로(HFR)의 경우도 내진보강 공사를 진행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2년간의 내진 보강 작업에 대한 설계와 검증 기간을 거쳤고 3년간의 시공을 통해서 완공했다고 한다.
하나로원자로는 고작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이 모든 공사를 마치려고 한 것이다.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시공사례도 없는 공법을 진행하는 기간이 고작 1년도 되지 않은 것이다. 내진 보강 방식은 다를 수 있어 직접적인 비교에 무리는 있을 수 있겠지만, 자료를 취합해 볼 때 성급하게 진행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