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떠나는 '차은택 외삼촌' 김상률 전 교문수석'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19일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공개변론에 증언을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권우성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좌천당한 상태였던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과장에게 사표를 받으라고 직접 지시하면서 '산하단체 임원으로 승진시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률 전 대통령실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두 사람의 공무원에게 사표를 받으라고 말한 상황을 상세히 증언했다.
김 전 수석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두 사람에 사표를 받으라고 자신에게 직접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진성 재판관이 '공무원에 대해 산하단체로 옮기도록 하라는 것이 공무원을 그만두라는 것인지 몰랐느냐'는 질문에 김 전 수석은 "대학에서처럼 산하단체 임직원도 승진 케이스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대통령 지시사항을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 내용을 묻는 이 재판관의 질문에 김 전 수석은 "'문체부의 노태강, 진재수라는 두 공무원이 있는데, 적절한 시기에 승진시켜서 산하단체 임원직을 찾아서 보임하라'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당시엔 사표강요나 부당한 해고로 생각하지 못해 지시사항을 문체부에 전달했지만 이후 인터넷 서치(검색)를 해보니 제가 임명되기 1년 가까이 전에 승마협회 관련된 문제가 있었고 그 건으로 이미 인사조치(좌천) 된 것으로 사후에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재판관은 "증인이 수석비서관인데, 대통령 지시사항이 있으면 그에 대한 적법성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산하 부처에 지시하느냐", "수석비서관이 되기 전에도 공무원 신분이었던 증인이, 공무원의 첫째 의무가 법령의 준수라는 건 알고 있었지 않느냐"고 질책성 질문을 하기도 했다.
최순실씨 딸이 승마대회에 출전해 2위를 한 뒤 판정시비가 일어난 일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인 뒤 '승마협회 내부 파벌 싸움을 정리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보고한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은 각각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좌천됐다. 이에는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유진룡 전 문체부장관은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7월 아예 사표를 내고 문체부 산하 민간 단체로 옮겼다.
이미 한번 자신의 지시로 좌천된 공무원들을 다시 한번 아예 사표를 받고 퇴출시키라고 지시하면서 '승진을 시키라'고 말한 저의가 무엇인지 짐작되지 않는다.
평창에 누슬리 참여, 더블루K 면담도 박 대통령 직접 지시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공사를 대림산업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위스 회사 누슬리의 참여를 검토해 보라는 지시도 박 대통령이 직접 한 것으로 확인됐다. 누슬리는 최순실씨의 회사 더블루K와 국내 독점계약을 맺고 있다.
김 전 수석은 자신이 지시를 받은 상황은 "(대통령이) 전화를 주셔서 '예산 부분을 더 효율성 있게 할 수 있고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누슬리라는 업체가 있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공사와 관련해 재검토해 보라'고 당부했다. 예산절감의 차원에서 지시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사퇴하게 된 연유에 대해 김 전 수석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김종덕 당시 문체부장관이 조 회장을 사퇴시켰을 뿐이고, 이에는 안종범 당시 정책조정수석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부가 '광역거점 K스포츠클럽' 사업을 벌이면서 계획 입안 단계에서부터 K스포츠재단과 최순실씨의 회사 더블루K가 운영에 참여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박 대통령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문수석실이 박 대통령에 보고한 지시사항 조치 보고서에는 K스포츠재단이 '지원센터'로, 더블루K가 '마케팅 전문기관'으로 명시돼 이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적혀 있다.
시행 업체에 대한 공모 절차가 필요한 정부 사업을, 계획 단계에서부터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에 주는 것으로 진행한 것이다. 강일원 재판관은 "제출된 증거에 따르면 김종 차관이 이 방안을 지시했더니, 문체부의 담당 직원이 더블루K와 같은 곳에 일을 주는 것은 상당한 이권이 개입돼 부정의 소지가 크다고 보고를 했다"며 "하지만 김종 차관이 '지시대로 무조건 따르라'고 했다는 진술들이 나오는데, 문체부 내 담당 실무자와 차관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는 보고는 받지 못하였느냐"고 물었다. 김 전 수석은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순실 관련 건 수시로 직접 지시, 수석 단독 보고는 1년 4개월에 단 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