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시마갓파
김수종
아쉽게도 이후에 갓파를 보았다는 사람이 없어서 지금은 사라진 전설이 되었다. 그런데 재미나게도 이곳을 지나는 다리 위 인도에는 갓파를 부조한 조각이 여러 모양으로 남아있어 그 전설을 다시 일깨우는 듯했다.
갓파는 일본 각지의 강, 호수, 바다 등에 사는 인간을 닮은 반인반수의 동물이다. 엔코(猿猴), 메도치, 가왓파 등으로 불리며, 각자 개성이 있다. 일반적인 갓파는 바가지 머리를 한 어린아이 모습으로 머리 꼭대기에 움푹 파인 곳이 있고, 거기에는 물이 들어 있는데 물이 없어지면 죽는다고 한다.
손가락은 세 개로 물갈퀴가 있고, 두 팔이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한 쪽에서 잡아당기면 쑥 빠져버린다. 장난치길 좋아해서 아이들을 강 속으로 끌어들이거나, 인간의 시리코다마(しりこだま,尻子玉, 항문(肛門)에 있다고 상상되었던 구슬)를 빼낸다고도 한다. 갓파가 오이를 무척 좋아한다고 하여 일본에서는 초밥 집에서 사용하는 절인오이를 갓파라고 하는데, 오이를 왕창 넣은 초밥을 '갓파스시'라고 한다.
이제 차를 북으로 몰아 쓰시마의 남북을 가르는 '만제키세토(萬關瀨戶)'라는 수로 위의 다리인 '만제키바시(万関橋)'로 갔다. 붉은 색 다리가 강렬하고 멋지다. 다리와 아래의 운하를 조망한 우리들은 다시 차를 몰아 북섬의 서남쪽에 있는 '신와노사토자연공원(神話の里自然公園)'으로 갔다.
이곳은 파도가 상당히 조용한 아소만 끝자락에 있어 태고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자연공원으로 만남 교류의 동, 잘 다듬어진 캠핑장과 방갈로, 잔디밭에 설치된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놀이기구가 갖추어져 있다.
일본정원의 차분한 멋과 더불어 풍부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들은 바닷가에 있는 카누, 카약((canoe, kayak)장을 잠시 둘러보았다. 바다가 너무나 잔잔한 곳이라 안전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이런 곳에서 한번 놀아봐'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