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인력공급 의혹을 받고 있는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 사진=신세계푸드 홈페이지.
충청리뷰
한해 매출 1조, 시가 총액 5000억에 이르는 (주)신세계푸드에서 불법인력공급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른바 남매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이며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조선호텔, 스타벅스 코리아 등과 함께 주력으로 담당하고 있는 사업 분야다.
음성 지역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 사업, 식품 제조가공 및 유통사업, 외식 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다. 전국에 6개의 제조공장을 두고 있으며 지난 2012년 6월, 음성군 원남산업단지에 수입과일 후속동 및 물류동을 완공했고 지난 2015년 8월 식품가공공장까지 준공해 현재까지 가동 중이다. 전체 연간 6만300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춘 음성공장은 향후 신세계푸드 식품제조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런 기대감에 음성군도 해당 공장을 위해 6억 원의 세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음성군민의 소중한 세금이 투입된 신세계푸트 음성공장. 음성군의 전폭적인 지지로 혜택을 받은 신세계푸드가 최근 '불법인력공급, 다단계인력공급' 업체로 군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신세계푸드, 음성 주민들 악성 일자리로 내몰았다"지역시민단체인 음성노동인권센터와 음성민중연대는 지난 18일 오전, 음성군 원남산업단지에 위치한 신세계푸드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신세계푸드는 자신이 입주해 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예의, 대기업으로서의 책임은 아랑곳없이 음성 주민들을 악성 일자리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에서 일하는 300명 가량의 생산직 노동자들은 모두 삼구FS라는 인력도급업체에서 조달됐다. 이들은 "생산직 직원은 전부 (주)삼구FS가 인력을 도급받아 공급하고 있다"며 "신세계푸드 소속은 한 라인에 한두 명씩 있고 이들은 주임, 대리 등의 직책을 가지고 노동자들을 총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삼구FS는 (주)삼구아이엔씨의 계열사로 인력파견, 도급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더욱 큰 문제는 삼구FS가 공급한 300명의 노동자 중 100명을 음성군에 소재한 A직업소개소로부터 공급받았다는 것. 또 A직업소개소는 인력만 모집해 삼구FS에 공급만 할 뿐이고 이들에 대한 작업지시 및 지휘감독 일체는 삼구FS가 직접 수행하고 있다.
음성노동인권센터와 민중연대는 "직업안정법에 따르면 직업소개소를 이용하는 건 최대 3개월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은 1년 이상 직업소개소를 통해 고용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근로현장에서 공장주인인 신세계푸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것이 신세계푸드가 '다단계인력공급 시스템'을 방치하고 자신의 공장 내에서 '노동법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A직업소개소를 통해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음성노동인권센터의 조사과정에서 일치된 진술을 했다. 노동자들은 "1월 현재 주간 1일 8시간 기준, 남자는 8만원을 여자는 5만9000원을 받는다"고 진술했다. 이 금액을 1일 8시간, 1주 40시간(주5일) 근무한 것으로 계산해 월급여로 환산하면 남자가 월 평균173만원, 여성의 경우 128만원이다. 올해 월 최저임금인 135만2230원에도 못 미치는 것.
A직업소개소를 통해 삼구FS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B씨는 "일을 하면서 주휴수당, 야근수당 등 각종 수당을 받을 때도 있고 받지 못할 때도 있었다. 회사 마음대로 지급했다"며 "우리 팀 전원이 나와 비슷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각종 수당 미지급, '노동법 사각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