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누드화 논란’ 때문에 ‘블랙리스트’가 나온 거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 진행자 최희준 씨. TV조선 <최희준의 왜>(1/24)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블랙리스트' 필요성은 종편 출연진 전반이 공유하고 있는 듯합니다. TV조선 <윤슬기의 시사Q>(1/24)에 출연한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저는 이것을 지금 블랙리스트와 관련되어서 오히려 그 블랙리스트가 있을 법한 것은 아니냐, 이러한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사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라며 '블랙리스트'가 필요한 상황이라 강변했습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24)에 출연한 신정록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블랙리스트 논란이 아주 크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런 류의 그림들이 이렇게 다시 득세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표현이 적합한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역 블랙리스트 같은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 이런 걸 키울 것"이라 예측하기도 합니다.
3. 표현의 자유 이야기하다가 국보법까지 진도 나간 여상원 여상원 변호사는 TV조선 <뉴스를 쏘다>(1/24)에 출연해 풍자 누드화를 '복수'로 규정했습니다. 전시회를 준비한 예술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이란 이유에서입니다. "제3자가 그러면 그럴 수 있다 하는데, 그런 분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가)이 오시면 있죠. 어떤 '보복', '복수' 이런 느낌이 들거든요 (중략) 그분들은 자기가 피해자니까 '똑같이 나도 되갚아주겠다' 이런 느낌으로 보고요"라고 말했습니다.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가들이 앞으로 잠재적 가해자가 될 것이라고 예단하는 발언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정농단에 분노한 예술가들이 모여 개최한 시국풍자 전시회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예술가들의 표현이고 활동입니다. 작품의 내용에 대한, 표현 방법에 대한 논의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술가가 작품으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만큼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입니다. 그 대상이 여당이어도 현 정권이어도 말입니다. 여씨는 이마저도 부정합니다. "이건 정치적인 행위라고 봅니다, 저는. 그게 예술이 아니고. (중략) 이건 제가 볼 때는 정치를 갖다가 이야기하는 예술이라고 포장된 거다'"란 주장입니다. 예술가가 사상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다를 바 없는 사고입니다.
여 씨는 앞서 이번 작품은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표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더니 국가보안법까지 찍어다 붙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우리 헌법과 국법 질서가 허용하는 한도에서 용인되는 자유"라고 강조하더니 "이번 대통령 풍자는 '용인될 수 없는 표현'이라 비난하기도 합니다. 덧붙여 "우리가 지금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경우에는 국가안보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을 해서 국가보안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일정 부분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대통령을 나체로 표현한 것'을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범주란 분석은 개인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풍자 예술'의 표현 범위에 대해 논하다 말고 난데없이 국가보안법까지 나온 것은 코미디에 가까운 발언이며, 혹여 만에 하나라도 '더러운 잠'이 북한과 대치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풍자했으니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여 씨의 심각한 과대망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설마 설마 그런 의도는 아니라고 믿어보겠습니다만, 많은 시청자들은 이 발언을 들으며 얼렁뚱땅 국보법 위반 사안이라고 착각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게다가 여상원씨는 "표창원 의원 부인을 만약에 그렇게 했다, 친박에서. 그거 용서되겠습니까? 안 되죠"라고 말했습니다. 표 의원의 아내는 공인이 아니며,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될 사유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여 의원 말처럼 그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박사모 회원이 공식카페에 '표창원 네 마누라도 벗겨주마'라는 내용의 합성사진을 올리기거나 새누리당 전국여성의원협의회가 관련 피켓을 들고 나왔습니다. 여상원씨는 말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그와 같은 행동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이 발언 자체가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월 24일 TV조선, 채널A, MBN 27개 프로그램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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