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프랑스 정가에 스캔들을 일으키고 있는 프랑소와 피용 커플에 대한 현지 언론의 보도 "덴마크였다면 피용은 이미 끝났다"
쿠리에인터내셔날
프랑스 대선을 향해 탄탄한 길을 나아가고 있던 피용은 이번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프랑스 제5공화국에서 이처럼 전문적으로, 특정인을 정치적으로 사장하려는 대대적 음모가 벌어진 적이 없었다"라며 "이것은 정적에 의해 조작된 정치 공작"라고 강력히 변호하고 있다.
동시에 아내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항상 자기를 내조해왔고, 본인은 아내를 사랑한다며 공식 선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아내에 대한 의혹제기엔 '여성혐오'라고 맞서기도 했다.
"내 아내는 내 담화문을 교정했고 내가 바빠서 만날 수 없었던 수많은 인사들을 만났고, 나를 대신해서 여러 집회와 협회에 나갔고 내 언론 담화문을 작성해주기도 했다."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는 거짓말이 탄로 나기도 했다. 그는 본인의 은행 구좌는 아내와의 공동 구좌 하나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내 언론을 통해 15개의 구좌가 존재한다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피용의 한 측근은 지난달 31일 한 뉴스 전문 채널과 인터뷰에서 "마담 피용은 전문직을 포기하고 오직 남편의 내조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 만약 그녀가 전문직을 가졌다면 지금 스캔들이 되고 있는 금액의 2배는 벌었을 것이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된단 말인가?"라고 변호했다.
차가운 프랑스 대중... 국민 76% "피용 말 신뢰하지 않는다"피용 측의 강력한 의혹 부인에도 프랑스 대중의 반응은 차갑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프랑인의 76%가 그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 집권당인 사회당에 실망해 '정직한 이미지'의 피용에게 돌아선 시민들에겐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다.
더욱이 피용의 대선 정책 핵심은 "점점 가난해 지는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 사회보장 특혜를 감소하자"는 것이었다. 복지 혜택 축소로 서민들의 허리띠를 조이겠다면서 정작 본인의 배는 톡톡히 챙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특히 프랑스에선 빈곤층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저임금인 1153유로(약 144만 원) 미만의 월급으로 사는 프랑스인들이 2천만 명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부당 급여로 90만유로(약 11억 원)의 거금을 챙겼다는 의혹은 프랑스 유권자가 등을 돌리기에 충분한 계기였다.
이번 스캔들로 프랑스 대선 판도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가 후보 지위를 유지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미 공화당 내부에서는 퇴진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피용 부부는 베르사이유에 있는 한 사무실에 소환되어 당국으로부터 5시간 동안 심문 받았으며, 피용은 "만약 이 스캔들로 기소되면 대선후보를 포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만약 페넬로프가 업무를 실제로 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그는 형법에 의해 국가재산 횡령으로 10년 구금과 1백만 유로(약 12억300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페넬로프 역시 국가재산 남용으로 상법에 의해 5년 구금과 3만7500유로(약 4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 받는다.
지난 1월 31일자 <라 트뤼빈>(La Tribune)에 의하면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Marine Le Pen)이 25%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로 피용 (22%), 엠마뉴엘 마크롱(Emmanuel Macron, 사회당)이 21%, 브노아 아몽 (Benoît Hamon, 사회당) 15%, 장-뤽 멜랑숑(Jean-Luc Mélanchon, 좌파당) 10%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번 스캔들로 프랑스에서는 우파, 좌파 어디도 신뢰할 수 없다는 정서가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극우파에 투표하겠다는 층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프랑스 1차 대선은 오는 4월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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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대선 후보 "기소되면 사퇴", 요동치는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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