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이 지난 7일, 국회 정문 앞에서 표창원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충청리뷰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이 지난 7일, 국회 정문 앞에서 표창원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표 의원을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는 상황에 같은 당 소속 김 의장까지 나선 것.
김 의장은 이날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표창원 의원 사퇴 제명 촉구 규탄대회'에서 "대통령의 누드 그림 전시를 주선한 표 의원은 극단적 여성비하주의자이며 인격장애자"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김 의장은 "표 의원의 행위는 사실상 성폭력이다. 6개월 당직 정지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라며 "표 의원의 사퇴 제명이 이뤄질 때까지 지역 차원의 활동을 벌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도의회에서 발생한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지역여성계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행정감사 중 여성비하 발언은 '무시'지난해 10월, 2016년 충북도의회 행정감사 중 새누리당 소속 이양섭 도의원은 "지금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하다 보면 가정을 아무래도 등한시하다 보니 이런 가정폭력이 자꾸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정이 잘 이루어지면 싸움 날 일도 없고 또 특히 곰 같은 마누라보다 여우 같은 마누라가 낫듯이 자기가 그렇게 소홀했던 부분이 있다면 바꿔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가정폭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처럼 '곰 같은 마누라보다 여우 같은 마누라가 낫다', '지금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하다 보면 가정을 등한시하다 보니 이런 가정폭력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와 같은 발언으로 도내 여성들의 공분을 샀다.
이 같은 발언에 도내 여성계는 즉각 반발했다. 충북여성살림연대는 "참으로 무지하고 시대착오적인 망발이다. 성평등한 시대적 추세에 역행하는 성차별적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양섭 의원의 반여성적 발언에 대해 좌시할 수 없으며 김양희 의장의 공식사과를 요구한다"며 "도의원의 성 평등 교육을 비롯해 반여성적 행태를 근절할 수 있는 도의회의 다각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김 의장은 이 같은 여성단체의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여성의원 최초 도의회 의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순간이다.
맹공 정우택, 따라가는 김양희?충북도의회 행정감사 자리에서 발생한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김 의장이 7일, 표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정우택 계로 분류되는 김 의장이 정 원내대표를 측면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지난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표 의원의 대통령 누드사진 국회 전시회 사건은 부끄럽다. 국회 차원의 엄중한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사전에 배포된 연설문에도 없는 '기습비판'에까지 나서며 연일 집중포화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
이에 발맞춰 7일, 김 의장이 국회 앞에서 표 의원의 사퇴와 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고 지역 차원에서의 대응도 이어가겠다고 말해 정 원내대표의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
김 의장은 정 원내대표가 충북도지사로 재임한 시절 복지여성국장에 발탁된 뒤 비례대표로 제9대 도의회에 입성한 대표적 정우택 계 인사로 분류된다.
손은성 여성살림연대 사무국장은 "우리 의회에서 발생한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공식사과도 하지 않으면서 왜 국회까지 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역 여성정책과 문제에 대해선 무관심하더니 자당 소속 원내대표를 따라 정치적 행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충북참여연대 이선영 사무처장도 "충북도의회가 민생 문제로 대정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도의회의 위상과 역할을 견주어 보면 현재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생은 별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김양희 의장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것은 부적절하다. 도의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양희 의장은 "크고 작은 일에 모두 의장이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다"며 "표 의원의 문제는 당을 떠나 여성의장으로서 목소리를 낸 것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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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제명 촉구 충북도의회 의장, 도의회 여성비하 발언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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