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6일 충남 도청에서 이동필 전 농식품부 장관(왼쪽)에게 올해 충남 금산에서 열리는 세계인삼엑스포 조직위원장 위촉장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금산 세계인삼엑스포 조직위원장'으로 영입하자 농민단체가 술렁이고 있다. 농민들은 이 전 장관이 밥쌀 수입으로 쌀값 폭락을 부른 책임자이고 '불통'의 인물이라며 위촉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 16일 충남 도청에서 이 전 장관에게 올해 충남 금산에서 열리는 세계인삼엑스포 조직위원장 위촉장을 전달했다. 이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으로 지난해 8월까지 3년 5개월간 장관을 역임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농림부장관으로 재임 때 인삼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하게 하고 '고려인삼 시군협의회'를 출범시키는 데 기여했다"며 "인삼 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외부 협력을 위해 적임자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농민단체인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은 '황당하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농민단체는 이 전 장관 재임 당시 강도 높은 퇴진운동을 벌였다.
당시 이 장관은 밥쌀용 쌀 수입을 추진했다. 농민단체는 '밥쌀이 수입되면 쌀값이 폭락하고, 농민 생존권도 위협받는다'고 우려하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전국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결국, 밥쌀은 수입됐고 농민단체의 우려는 쌀값 폭락으로 현실화됐다.
이 전 장관은 또 당시 농민들의 쌀값 폭락과 관련한 면담 요청을 거절하고 경찰 진압을 택해 농민단체와 갈등을 빚어왔다.
전농충남도연맹은 지난 2015년 10월, 충남 부여에서 열린 '벼 베기 및 이모작 가을파종 시연회'에 이 장관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전 쌀 수급 안정화 방안에 대한 면담을 신청했다. 이 장관은 뒤늦게 행사 당일 '면담이 어렵다'며 거절했다.
또 행사장으로 찾아간 소속 농민 30여 명을 경찰 130여 명을 동원해 가로막았다. 이어 농민단체 회원들과 만남을 피하려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농민단체는 농민과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는 이 장관의 태도가 안타깝다고 촌평했다.
농민들은 이날 행사장에서 '밥쌀 수입을 반대하는 펼침막과 손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처벌됐다. 이 일로 당시 충남 농민 4명이 받은 벌금 처분만 700여만 원에 이른다. 일부 농민들은 이 사건으로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종섭 전농 충남도연맹 사무처장은 "농민들은 당시 이 장관이 박근혜 정부의 시녀 노롯과 농민과의 불통으로 쌀값 폭락 등 농정을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주범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인물을 안 지사가 인삼엑스포조직위원장으로 영입해 매우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삼도 산업이기 앞서 농업"이라며 "농심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위촉을 취소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농민단체는 조만간 이 전 장관 영입 취소를 촉구하는 규탄 성명을 낼 예정이다.
한편 '2017금산세계인삼엑스포'는 충남도와 금산군이 공동주최하고, 조직위 주관으로 '생명의 뿌리, 인삼'을 주제로 오는 9월 22일부터 10월 23일까지 충남 금산군 인삼엑스포광장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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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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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엑스포 조직위원장에 쌀값 폭락 책임자 위촉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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