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대구 2.28기념공원 앞 인도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의자에 한 어린이가 앉아 손을 잡아주고 있다.
조정훈
노란색 천이 벗겨지자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한 어린이는 꽃다발을 가져다 놓은 뒤 소녀상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목도리와 모자를 들고 온 시민은 소녀가 춥지 않도록 씌워주었다.
제98회 3.1절인 1일 우여곡절 끝에 대구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대구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1일 오후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 2.28기념공원 앞 인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가졌다.
당초 평화의 소녀상은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 세울 계획이었지만 관할 지자체인 대구시 중구청이 도로법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동성로 상인회도 매출 감소를 우려하면서 충돌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중구청이 당초 소녀상의 위치로 제시했던 국채보상공원과 3.1만세길 옆 쌈지공원 대신 2.28민주공원을 대안으로 제시한 뒤 지난달 28일 추진위와 대구시, 중구청이 극적으로 합의했다.
합의문은 중구청이 도로점용허가를 임시로 허가해 1일 소녀상을 임시로 설치하고 행정절차를 거쳐 2개월 내에 2.28기념공원 내에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 또 필요시에는 제3의 장소를 합의해 옮길 수 있도록 했다.
대구시는 소녀상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청결유지 등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은 관련 조례를 개정해 확보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합의는 민과 관이 함께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염원하는 대구시민의 열망에 부응했다는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