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자국 내 상대 국민 출국 금지 조치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AFP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자국 내 상대국 국민의 출국을 금지하며 '전면전'에 나섰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 전원을 비롯한 북한 국적자의 출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하며 양국의 외교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북한 내 말레이시아 국민의 안전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의 출국을 금지할 것을 경찰에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이 말레이시아의 비자면제협정 파기와 북한 대사 추방에 반발하며 북한 내 말레이시아인의 출국을 임시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말레이시아도 곧바로 보복 조치를 내린 것이다.
나집 총리는 "말레이시아 국민을 인질로 잡은 북한의 혐오스러운 조치는 국제법과 외교 관행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위협을 당한다면 어떤 결정도 망설이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 수사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는 양국은 비자면제협정 파기, 대사 추방에 이어 상대 국민 출국 금지라는 초강수로 맞고 있다.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말레이시아가 한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과 결탁해 정치적 음모를 꾸미고 있다"라며 "말레이시아 경찰이 제시한 증거는 모두 날조됐다"라고 비난했다가 추방됐고, 북한도 자국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를 맞추방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안보 우려를 이유로 오는 2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예선에도 자국 축구대표팀의 출전을 금지하고, 경기 장소를 중립 지역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양국의 외교 갈등이 민간인 강제 억류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서로 유례를 찾기 힘든 '눈에는 눈, 이에는 이'(tit for tat) 조치를 내리며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한 북한 외교관과 고려항공 직원이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보고 체포 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북한대사관은 치외법권을 내세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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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말레이, 상대국 민간인 출국금지 '외교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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