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야간자율학습 폐지' 초읽기

등록 2017.03.08 14:55

수정 2017.03.08 14:55

▲울산광역시의회 변식룡 부의장(교육위원회)이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학교 전기요금 관련 정책간담회를 열고 있다. 변식룡 의원이 최근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해 주목받고 있다울산시의회

울산광역시에서도 조만간 밤 10시까지 시행하고 있는 고교 야간자율학습이 폐지될 전망이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 변식룡 의원(부의장)이 지난주 22명의 시의원 중 19명의 서명으로 '울산광역시 학생의 정규교육과정 외 학습 선택권 보장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다. 이 조례는 정규교육과정 외의 학습에 대한 학부모의 자녀 교육권과 학생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조례는 3월 27일 개회하는 울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상정돼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변식룡 의원은 "학교에서 시행하는 정규교육과정 외의 학습에 대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의 학습권 및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번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울산시의회 유일한 야당의원(더불어민주당)인 최유경 의원도 "강제 야간자율학습 폐지는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으로, 대다수 의원들이 찬성하고 있어 조례안이 이번 임시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본다"면서 "단지, 조례 제정 후 시교육청이 야간학습 폐지 의지를 보이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식룡 울산시의원 "학교는 40~50년전 그대로"

변식룡 의원은 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저도 40년전에 겪었지만 40~50년된 강제학습이 관행으로 지금도 여전히 학교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다"면서 "학생과 사회는 이미 바뀌었는데 학교만 바뀌지 않고 학습을 강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교육청에서는 이 조례를 경계하면서 '지금도 자율이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사실상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밤늦게까지 책상에 앉혀 놓고 있다"면서 "당사자에게 학습 자율권을 주도록 법으로 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례안 발의 소식이 알려진 후 울산지역 학생들 사이에서는 변식룡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울산 동구 고교 1년 박아무개 학생은 "강제로 하는 학습을 자율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밤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학습하는데 대한 친구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학생들은 조례안에 대해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인천, 광주, 강원, 충남, 충북, 전북 등 6개 지자체가 이런 취지의 조례를 이미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조례안에는 학습 선택권 보장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교육감 및 학교장의 책무를 담고 있다.

또한, 교육감은 학습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학습 선택권 업무 담당자를 울산시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에 두도록 하였으며, 업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하여 소속 직원중에서 전담인력을 지정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학교의 장이 정규교육과정 외 학습을 강요하거나 학습 선택권을 침해해서는 안됨을 명시했다.

이와 함께 학부모와 학생이 학습 선택권을 침해당했을 경우 학습 선택권 업무담당자에게 상담 및 조사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교육감은 학습 선택권의 보장 정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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