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인용' 눈물 흘리는 세월호유가족들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했으나, 세월호참사 관련 ‘생명권 보호 위반’이 탄핵 소추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안국역 부근에서 선고장면을 지켜본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탄핵인용이 발표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어제 잠을 거의 못 잤다.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하다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도 못 먹었다. 아직 어두운 터널 안에 있는 기분이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밝은 빛을 볼 것 같다. 솔직히 걱정된다."
10일 오전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탄핵 인용을 위한 2차 헌재 앞 긴급행동'에 참석한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기각' 가능성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 60여 명은 오전 8시 30분 버스를 대절해 경기 안산 분향소를 출발, 오전 10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헌법재판소 주변이 모두 경찰 차벽에 둘러싸여 있어 유가족들은 광화문에 버스를 주차하고 안국역까지 걸어갔다.
안국빌딩이 보이는 인사동 초입에 도착하자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애국가, 군가를 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졌다. 전인숙 4.16세월호가족대책협의회 대외협력분과장은 "3.1절 때도 무수히 들었던 애국가와, 군가가 들린다"며 "마음이 너무 안 좋다"라고 말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래가 들리는 안국역 1번 출구 앞에 도착하자 비로소 유가족들의 표정이 풀렸다. 유가족들을 본 시민들의 마음도 풀어졌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캔커피 30개를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안국역 근처 학원에서 근무한다는 이주영(36)씨는 "실제로 유가족분들을 보는 건 처음이지만, 세월호 사고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몸을 녹이시라고 따뜻한 캔커피를 샀다"고 말했다.
"탄핵 인용 순간, 아이 얼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