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모습 드러낸 세월호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바닷속에서 녹슬은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째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음이 너무 무겁다.""허망하다. 분노스럽다."23일 세월호 인양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이다. 특히 3년 동안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어온 '세월호창원촛불문화팀'(아래 창원촛불)은 더 마음이 아프다.
창원촛불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이 있은 뒤 한동안 거의 매일 촛불을 들었다가, 그해 6월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모였다. 노동자와 학부모, 학생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위해 촛불을 든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서명을 받기도 하고, 세월호 리본이나 배지를 시민들한테 나눠주기도 했다. 세월호 침몰 1072일만에 인양이 시작된 22일 저녁에도 이들은 모였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들은 이날도 노란리본을 나눠주고,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20여명이 모였다. 진해에 살면서 두 아이와 함께 늘 참석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수면으로 떠오른 22일, 이들의 마음은 애가 탄다. 촛불문화제 때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렀던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말을 못하겠다. 미수습자(9명)를 꼭 다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혜리(창원)씨는 "허망하다. 많이 허망하다. 무사히 인양되기를 기대했고, 완전한 형태로 인양되기를 기다렸던 것인데, 막상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허망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분노스럽다. 인양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미뤄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 탄핵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인양이 되니까 더 분노스럽다"고 했다.
늘 참여해 왔던 이은주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할말이 없다.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창원촛불은 오는 4월 16일 '3주기 추모행사'를 연다. 이들은 추모제를 열고 난 뒤에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조혜리씨는 "세월호 인양이 끝이 아니다.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활동은 논의해서 할 것"이라 말했다.